[2008 북한]②南새정부 대북정책에 상응 태도취할 듯

대통령 선거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된 후 개성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남북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남측 인사들과 만나 대세론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권 참사의 이러한 발언은 남쪽에서 10년만의 정권교체가 이뤄져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알 수 없어 초조한 가운데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기존 정책의 큰 골격은 유지하기를 희망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결국 현재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것인지로 귀착된다”며 “북한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단은 ‘주시’ 모드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거가 끝난지 사흘이 지난 22일 오후까지도 북한 언론매체가 남한 대선이 실시된 사실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북한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은 대선 2∼3일 후에는 적어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논평없이 보도했었다.

최근 핵문제, 대남관계, 대미관계에서 북한이 취해온 정책 목표를 감안하면, 북한은 일단 내년 대남정책도 현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남쪽 새정부의 대북정책도 현 기조를 유지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직.간접 나타내는 수준에서 이번 대선 결과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봉조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이명박 당선자에 대해 날카롭게 날을 세우지 않은 채 현재의 남북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보일 것”이라며 “북한의 한해 정책방향을 밝히는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이러한 입장이 개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안보연구원 전봉근 교수는 “북한도 남쪽의 새로운 정부와 일할 준비를 해나갈 것”이라며 “북한도 남쪽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현재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현 정부 임기말 들어 다양한 회담이 쉴 사이 없이 열리고 있는 것은 북한도 현재 남북관계의 모멘텀을 차기정부로 끌고가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며 “결국 관건은 차기정부의 입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구체적인 내년도 대남정책은 결국 남쪽의 입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들인 셈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남쪽의 정권교체로 북한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결국 새정부에서 어떻게 해 나가는지가 북한의 태도를 결정짓는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북한에 대해 주도권을 갖게 된 이러한 상황은 결국 지난 10년간의 남북관계 진전의 결실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명박 당선자를 중심으로 하는 새 정부가 기존의 남북간 합의를 존중하고 이어간다면 북한도 적극 호응할 것이지만, 변화를 꾀 할 때는 북한도 그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남북관계의 정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동반한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명박 당선자가 남북간 합의사항들에 대해 따질 것은 따져보겠다고 했다”며 “2월말 취임한 뒤 대북정책 재검토에 3∼4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6월까지 남북관계가 정체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 남북관계 공백기가 생기면 북한은 자연스럽게 핵문제를 포함해 대미관계에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핵 가진 자와 대화는 없다”던 김영삼 정부에 대해 북한이 취했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유환 교수는 “이명박 당선자가 정부를 꾸려 본격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북한은 대미관계에 주력하려고 할 수 있다”며 “한반도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만큼 차기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남북관계가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북한이 통미봉남식의 전략을 구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다만 차기 정부의 대북 노선이 기존과 거꾸로 간다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남쪽에 새 정부의 등장과 더불어 최근 북미간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로 핵문제 해결이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에서, 자칫 핵문제와 남북관계가 동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내년도 한반도가 또다시 어려운 국면에 부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핵문제 해결이 신고 문제로 난항을 겪으면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 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그에 북한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반도 상황이 꼬일 수도 있다”며 “핵 신고 문제가 앞으로 북한의 대남 정책 뿐 아니라 한.미 양측의 대북 정책을 결정하는 데도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내년초가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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