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1일] “北, 호주 선교사 억류는 나라 망신만 시키는 일”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20일>

논평-나라 망신만 시키는 외국인 인질사건

북한에 관광을 간 오스트랄리아(호주) 사람이 체포돼 억류됐습니다. 앞뒤 사정을 보면 북한 주민에게 기독교를 전하려 했던 게 문제가 된 걸로 보입니다. 인권이나 종교의 자유에 대해 무지한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선 당연한 조치라고 강변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국가 이익을 심각하게 손상하고 북한을 세계적 조롱거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광 온 외국인이 자신이 만난 안내원이나 주민에게 종교를 권했다고 체포하는 나라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종교적 색채가 강한 회교도 국가들에서도 이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평양에 봉수교회나 장충성당 같은 종교시설을 지어 자랑까지 하는 북한 당국이 관광객의 선교를 핑계로 체포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는 자신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없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인정하는 아둔한 행동입니다.

며칠 전 유엔 기구는 북한에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고 있으며, 최고 통치자인 김정은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자신들은 인권문제가 하나도 없으며 전부 모략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변 안전을 보장받은 외국인 관광객마저 강제로 억류했으니 도대체 제정신이 있는 사람들인지 묻고 싶습니다.

또 이번 사건은 관광사업을 국가적 외화벌이 사업으로 만들려는 자신들의 구상과도 배치됩니다. 현재 북한에는 케네스 배라는 미국인이 억류돼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체포된 케네스 배는 북한에서 여행사업을 해오던 사람입니다. 여행업자도 체포하고 관광객도 잡아들이는 이런 나라에 과연 누가 목숨을 걸고 관광을 오겠습니까? 막대한 돈을 들인 마식령 스키장이 왜 텅텅 비어 있는지 그 이유를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더 이상 나라 망신시키지 말고 지금이라도 붙잡아 둔 외국인들을 전부 석방시켜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