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北, 남북대화 적극 왜?…”경제난 해결 의도”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11일>

집중분석-北, 남북 고위급 접촉에 나선 배경은?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 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8일 김정은 정권의 요청으로 7년 만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졌습니다. 이번 접촉이 남북관계의 분수령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북한 당국이 고위급 접촉에 나선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김민수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진행: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이후에 남북고위급 접촉까지 이뤄졌네요.

김: 그렇습니다. 신년사에서 김정은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한 이후 대화공세를 펼쳐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국방위원회가 중대제안과 공개서한을 발표한 이후 대화공세를 더욱 강화했는데요. 국방위원회가 지난 8일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하자’는 요청까지 하면서 7년 만에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됐습니다.

진행: 사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북한의 대화공세를 위장평화 공세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진정성을 보이라는 요구를 해 온 건데요, 청와대가 북한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인 건 어느 정도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기 때문인가요?

김: 그렇습니다. 일단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상봉을 3년 만에 받아들인 점이 큰 작용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을 시작으로 남북관계를 하나씩 풀어가자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북측이 지난달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거부했다가 2월에 들어와서 상봉 행사를 받아들였습니다. 또 2007년에 합의되고도 북한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진척이 없었던 개성공업지구 3통 문제도 최근 해결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통행 문제 해결을 위한 전자출입체계 공사가 지난달에 끝났고, 얼마 전에는 공단 내 인터넷 설치 등 통신 문제에서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진행: 그렇다고 해도 아직 북한 당국의 말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국의 주권 문제에 해당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직후에 정세에 따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너무 급하게 북한과 접촉을 하는 것 아닐까요?

김: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 또 한국 정부 내에서도 지난 8일 국방위원회가 보낸 고위급 접촉 제안을 받아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찬반양론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일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일단 나가서 북한의 얘기를 들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합니다. 즉 북한 당국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지 판단해보자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번 만남을 ‘회담’이 아닌 ‘접촉’으로 표현한 것도 본격적인 논의가 아니라 북한의 입장을 듣는 것에 무게를 두기 때문입니다.

진행: 이번 남북고위급 접촉은 북한 당국의 강력한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청와대를 지목한 것도 이례적인데요, 북한 당국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남북대화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요?

김: 가장 큰 이유는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올해 김정은에게 경제문제 해결은 매우 중요합니다. 2012년에 강성국가 건설을 선포했고, 올해는 경제 강국 건설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경제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3차 핵실험과 장성택 숙청 사건 이후 북·중 경제협력이 원활하지 않아 지난해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김정은이 등장하면서 통제가 심해져 인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올해 경제적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민심은 더욱 멀어지고 말 것입니다.

진행: 경제를 활성화하고 또 김정은이 통치자금을 마련하려면 외화가 절실할 텐데요. 김정은이 지난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게 관광사업과 14개 경제개발구입니다. 현재 외국의 투자와 참여가 미미하기 때문에 한국이라도 끌어당기고 싶은 것 아닐까요?

김: 그런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의 경우 계획했던 하루 이용객이 5천명인데, 현재 200명 정도만 스키장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돼서 금강산관광이 다시 시작된다면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을 연계한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기까지 북한 당국은 매년 5000만 달러가량의 수입을 올려왔습니다. 지금 김정일·김일성의 생일까지 관광상품으로 내놓으면서 발버둥을 치고 있는데 금강산관광만 재개되면 굳이 다른 상품을 개발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또 경제개발구도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측의 투자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 중소기업 중앙회가 제2 개성공단을 해주나 남포에 설치하자는 주장을 했는데요, 북한이 발표한 경제개발구 중에 남포가 있습니다.

진행: 한국에서 제2 개성공단 이야기가 나온 바로 다음날 북한이 ‘투자 유치가 좋은 매력적인 경제지대’라며 남포 개발계획을 소개했는데 이걸 보면 기대감이 있는 것 같네요. 북한 당국이 남북대화를 적극 추진하는 이유가 경제난 해결을 위해 목적도 있지만,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의 처지가 어떤 상태입니까?

김: 네. 일단 북·중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이걸 보여주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중국 시사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에 사회과학원 원로학자 허팡의 논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허팡은 중국이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 2월 하순부터 역대 최대규모인 약 1천만 달러의 무상원조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김정은은 중국에 우호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이 지난해 3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했을 때 중국에 사전 통보를 형식적으로 하거나 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좋지 않고, 미국과는 핵 문제에 대한 입장차이로 관계개선이 어렵습니다. 지난해 일본과도 접촉했지만 별 성과를 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좀처럼 외교적 고립이 풀리지 않자 남북관계 개선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것 같습니다.

진행: 김정은 정권이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근본적으로 풀리기 위해서는 핵 문제가 해결돼야 하고,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대화하겠다는 신호만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민수 기자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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