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北, 張처형 후 주민 입단속 강화해도…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열린북한방송/12월 23일>


보도분석-장성택 숙청 배경과 파장


앵커] 오늘의 주요보도 꼭지를 자세히 풀어드리는 보도 분석 시간입니다.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한 관심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한의 국가정보원은 오늘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장성택 처형 후 처음으로 북한 동향에 대한 보고를 진행했는데요. 국정원은 장성택의 숙청 배경을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장성택 처형 배경과 그 파장이란 주제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리에 박성국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박 기자 지난 12일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남한 정보당국이 첫 북한 동향 보고를 진행했다면서요, 관련 소식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네, 남한의 국가정보원은 오늘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현안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날 회의내용은 여야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전했는데요, 남재준 국정원장은 회의에서 장성택 숙청배경은 “권력 투쟁 과정에서의 숙청이 아닌, 이권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비화된 사건”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권력 투쟁이 아닌 이권갈등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요?


기자] 네, 일각에서는 장성택의 처형과 관련해서 최룡해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요, 국정원은 장성택의 처형이 최 총정치국장과의 권력투쟁의 산물이 아니라고 밝힌 것입니다. 국정원은 “장성택이 이권에 개입하면서 다른 기관의 불만이 고조됐고 이에 대한 비리 보고가 김정은에게 전달되면서 장성택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이권 갈등이 계속되면서 김정은이 조정을 지시했지만, 장성택 측근들은 김정은의 지시를 거부하고 월권행위를 계속하면서 결국 숙청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국정원은 “당 행정부 산하 54부를 중심으로 알짜 사업의 이권에 개입했는데, 주로 이는 석탄에 관련된 사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당국은 당 행정부 산하 54부와 무역상사 등으로 검열 범위를 확대해 장성택 연계 비리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국정원은 지난 8일 진행된 정치국 확대회의가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던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당국은 지난 8일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장성택에 대한 숙청을 결정하고 체포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장성택의 숙청은 결정됐었고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정황이 드러난 것인데요. 국정원에 따르면 장성택은 이미 지난달 중순 구금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성택의 구금 이후 그의 측근인 리룡하와 장수길이 공개 처형됐고 그다음 8일 구금 중인 장성택을 데려와 정치국확대회의라는 보여주기 행사를 진행하고 12일 처형했다는 것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장성택이 당 정치국회의 주석단 아래 앉아있었던 것은 먼저 구금해놓고 끌고 나왔다가 다시 끌고 나간 것”이라며 이는 “유일 체제 안정을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의 권력 지형 변화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 것 같은데요. 국정원은 북한의 권력구도 변화를 어떻게 파악했나요?


기자] 네, 남재준 원장은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력구도 변화에 대해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이 김정은의 측근 실세로 부상했다”며 “김원홍을 통해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측근 실세는 김원홍과 최룡해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장성택과 가까운 최부일 보안부장이나 이광근 합영투자위원장, 노두철 부총리, 문경덕 당비서 등은 현재 정상 활동 중이나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고 신상 변동에 대한 여부는 조금 더 주시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일단은 좀 더 지켜봐야 확실한 권력 지형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 같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에 대한 국정원의 분석이 있었나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 원장은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1월에서 3월 사이 도발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근거는 서북 5도 부대의 병력 증강 및 훈련 강도 강화 등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4차 핵실험은 언제든 가능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이외에 국정원의 보고는 또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기자] 네, 국정원은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에 대해 “김경희의 동향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장성택 숙청 이후 건강은 이상 없지만 공개 활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최근 제기된 장성택 측근 및 김정남의 망명설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수준이 아닌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무책임한 보도를 계속하는데 유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네, 최근 일부 언론에서 노두철 부총리 등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북한을 탈출해 망명을 신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요, 노 부총리가 김정일 사망 2돌 추모대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망신을 당한 바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최근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장성택과 리설주의 염문설이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리설주 역시 김정일 사망 2돌 행사에 참석하며 각종 파문을 일축한 바 있죠. 국정원은 리설주와 관련해서 “정상적 활동을 한다는 게 진실하다고 본다”면서 “장성택과 리설주 염문설도 한 마디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앵커] 네, 국정원은 또 장성택 사형 선고 판결문에 대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던데요,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장성택의 판결문에 ‘지하자원과 토지를 외국에 팔아먹은 매국행위’가 포함된 데 대해서 국정원은 “경제난에 대한 책임을 장성택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라고 풀이했습니다. 또 ‘460만 유로를 탕진하고 외국 도박장을 출입했다’는 죄목은 “부정부패 행위를 적시해 주민들로부터 장성택에 대한 공분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장성택 국가전복음모’를 구체적으로 나열한 것은 “북한이 민생불안에 따른 군사쿠데타 가능성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장성택 사형 판결문에 대해 ‘극형을 부과하기 위해 혐의를 과장·조작한 측면이 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앵커] 네, 장성택 숙청 이후 김정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장성택의 숙청은 정권의 공고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이번 사태가 북한의 급변사태를 가져올 것이라는 시각까지 있는데요. 국정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나요?


기자] 네, 국정원은 현재까지는 김정은의 권력 장악에 외견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면종복배’, 즉 겉으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 마음을 먹음으로써 권력 질서가 흐트러지고 민심 이반이 심화되면 내부 분열이 가속화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김일성 시대와 김정일 시대를 살펴보면 숙청은 대체로 정권 공고화에 기여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일성의 경우 남로당파 숙청, 8월 종파사건, 갑산파 숙청 등 대규모 숙청과정을 통해 반대세력을 제거하면서 권력을 강화했습니다. 김정일 역시 심화조사건 등 무자비한 숙청을 통해 정권을 공고화시켰죠. 무자비한 숙청이긴 했지만 반대세력을 완전히 몰살시키면서 유일 지도체계를 확립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현재 장성택을 숙청한 김정은이 불안할 수 있다는 것은 앞선 상황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인가요?


기자] 네, 일단 김정은의 불안한 권력기반에 기인한 것입니다.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에 경험과 인맥이 부족합니다. 일단 김일성의 경우 신념과 의리로 김일성을 따르는 강력한 동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김정일의 경우에는 오랜 후계 기간 동안 북한 권력을 확고하게 장악했었죠. 하지만 김정은은 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만한 동료나 내부 지배 구조를 속속들이 알지도 못하는데요, 김정은이 숙청을 강화하고 공포를 확산하면 할수록 국정원의 분석대로 겉으로는 충성하지만 속으로는 반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네, 그렇군요. 김정은은 2인자인 장성택만 제거한다면 북한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김정은의 미래는 불안해 보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자유조선방송/12월 23일>


논평-이런다고 비난의 화살이 딴 곳으로 돌아가겠는가.


장성택을 잔인하게 죽여 버린 김정은이 인민들과 국제사회의 비난의 화살을 딴 곳으로 돌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장성택이 역적질을 해 죽어도 싸다는 비난을 연일 퍼붓더니 역풍이 불자 장성택에 ‘장’자도 꺼내지 못하도록 통제를 했습니다. 또 분위기 전환을 위해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를 세우기 위한 청년동맹을 비롯한 근로단체 조직들의 충성 결의대회를 연이어 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9일에는 남한에 비공개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예고 없이 타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는 남한의 통보를 받자 기다렸다는 듯이 박근혜 정부가 위기에 빠진 난국을 모면하기 위해 북한 위협론을 내세우고 있다고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있지도 않은 북한 도발설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장성택 처형 이후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민심을 딴 곳에 돌리는 데는 남한에 대한 비난만큼 더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북한 내부는 스산하기 짝이 없습니다. 세도가 그렇게도 당당하던 장성택마저 하루아침에 잔인하게 죽어 나가고 수많은 가족과 친척들이 하룻밤 사이에 어디론가 없어지는 모습을 직접 보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아첨으로 살아가던 간부들은 지금 눈치 보며 제 몸 사리느라 여념이 없고 조금이라도 장성택과 연줄이 된다고 생각하던 수많은 간부들은 벌써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달아났습니다.


장성택이 잔인하게 처형되는 모습을 본 국제사회 비난은 더 거셉니다. 한결같이 장성택의 처형이야말로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철딱서니 없는 김정은은 장성택을 처형할 때만 해도 자기 권력 강화를 위해 얻을 것이 더 많을 거라고 생각해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국제여론과 민심은 싸늘할 뿐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민심이 악화되자 대남비난공세를 통해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고 남한 사회의 갈등을 유발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제 발등만 찍는 꼴이 됐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의 불안감이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한에 대한 비난공세를 멈추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놀음을 계속하면 할수록 김정은은 자기 멸망만 앞당기는 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