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선언] 통일지향적 법제 정비 과제는

남북 정상이 4일 `10.4선언’을 통해 남북관계를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각각 법률과 제도를 정비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정부는 손질 내지 보완이 필요한 법제를 선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비 대상이 될 법제는 국가보안법처럼 개폐 자체만으로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법률에서부터 경제협력 활성화에 필요한 각종 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사안에 따라 정부가 접근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TF구성, 손질 대상 법제 선정ㆍ검토 착수 =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정상회담 합의 내용에 맞춰 어떤 법제를 개선ㆍ보완 대상으로 삼아야 할 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당국자 회의 및 후속 회담과정에서 윤곽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에서는 한상대 법무실장과 전현준 특수법령과장을 각각 팀장ㆍ부팀장으로 한 10명의 정상회담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이번 회담 및 합의안 이행에 대비해 왔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정비될 법제들 중 ▲국내법 차원에서 개정ㆍ신설해야 할 분야 ▲북측과 상호주의적 견지에서 수정ㆍ보완작업을 벌여야 할 부분 ▲사안의 시급성이나 제도 손질의 용이성 등에 비춰 먼저 손을 대야 할 부분 등을 가려내는 작업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 국가보안법 손질 `사안 복잡’ = 남북이 상호 체제를 인정하며 통일지향적으로 법제를 정비하자고 합의한 내용에서 가장 먼저 연상되는 국내 법률은 국가보안법이다.

그러나 국가보안법은 이미 국회에 폐지법안이 계류 중인 데다 국민 여론은 물론이고 수사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법무부가 당장 구체적인 정비에 착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대남 적화통일을 목표로 한 노동당 규약의 폐지 문제 등 북측의 법제정비에 발맞춰 상호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할 속성 또한 있어 사안이 복잡한 면이 있다.

◇ 경제협력 위한 장애물 제거에 주력 = 경제ㆍ교류 협력 활성화에 필요한 법제의 경우, 보다 실질적인 속성을 띠고 있고 국내법 차원에서 해결될 부분도 많은 만큼 정부가 먼저 정비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2000년 정상회담 및 후속 협의과정에서 남북은 경협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합의했지만 북측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해 제대로 정비 안된 법제들이 많다.

일례로 남북은 경협에 참여한 기업들이 사업상의 분쟁에 휘말렸을 경우 이를 해결해주는 기구인 상사중재위원회를 설치키로 했지만 아직 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북한 지역에서 경제인 등 남측 국민이 형사 사건에 연루됐을 때 이를 처리하는 절차도 아직 완비되지 못했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에서 남측 국민이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면 남측으로 추방 후 사법처리되는 반면 범법행위가 `엄중할’ 경우 이런 절차를 따르지 않기로 규정해 놓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건을 처리할 지에 대한 부속합의가 마련되지 못한 것이다.

아울러 개성과 금강산이 아닌 타 지역에서 남측 국민이 형사사건에 연루됐을 경우에 대한 처리절차도 규정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 국내법적 보완도 필요 = 정부는 경협 범위 확대에 따라 국내법적인 보완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경협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을 우대해 주기 위해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 중이지만 법적용 범위가 개성공단에 한정돼 있다.

남북교류협력법도 경협이 활성화되지 못한 1990년대에 제정된 것이어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설치, 안변ㆍ남포 조선협력단지 등 이번 합의로 규모가 커 질 경제특구 관련 제도를 국내법적으로 소화하려면 법 신설 내지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 내 경제특구에서 국내 기업의 경제활동을 보장해 주는 특별법을 새로 만드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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