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선언]북일관계 개선 계기되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및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번영을 위한 선언’ 서명으로 남북간 화해분위기가 무르익음에 따라 교착상태를 거듭해 온 북일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일본내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북일관계 개선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측이 미국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한데 이어 한국과의 군사 및 경제분야에서 대대적인 협력에 합의한 만큼 이제 남은 것은 일본과의 관계개선이란 것이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比木政夫) 게이오(慶應)대 법학부 교수는 4일 “6자회담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다. 다음은 북일관계다”라며 “정상회담으로 인해 아무래도 일본 쪽에서는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협상을 더욱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 정권이 출범한지도 얼마 되지 않으므로 일본 정부로서도 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북한으로서도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서는 한국과의 협력 뿐 아니라 일본관의 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연내에는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초 몽골에서 열린 6자회담 북일 국교정상회 실무회의에서도 일본측이 북한측에 끈질기에 요구하고 있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북한측 대표였던 김철호 외무성 아시아국 부국장이 “(진상조사는) 북일관계가 최악의 상태여서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북일관계가 원만해져 신뢰관계가 구축될 경우에나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북한측이 납치문제는 이미 해결된 사안이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협상의 여지를 남겼던 점에서 외교가에서는 일본의 대북 특사설 등 확인할 수 없는 여러가지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즈미 하지메(伊豆見元) 시즈오카(靜岡)현립대 교수도 “북한이 (미국, 한국에 이어) 일본으로부터 무언가 이익을 얻어내려고 생각한다면 북한은 당연히 북일협상을 진전시키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물론 북한으로서도 일본으로부터의 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양측간 최대 걸림돌이 납치문제에 대해 진상조사 수용 등 최소한의 성의를 보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일본 정부로서도 그간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에서 선회할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말 하순 출범한 후쿠다 정권의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관계 회복이 이뤄지면 대내적으로도 대북 외교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동안 6자회담에서 유일하게 대북강경론을 고수하면서 국제사회의 골칫거리가 됐던 상황에서 탈피, 각종 현안에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다만 일본 여당인 자민당은 이날 외교관계 합동부회를 열고 북한선박 전면 입항금지와 전 품목 수입금지 등 오는 13일로 기한이 만료되는 대북 제재조치를 반년간 연장하는 정부 방침을 승인하는 등 대화와 압력이란 기본 노선을 고수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런 일본 당정의 방침은 향후 북한과의 협상이 본격화할 경우 경제제재 해제라는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란 시각도 있어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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