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해주, 남포엔 해군기지 주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4일 합의한 ‘2007 남북정상선언’에는 해주에 경제특구를 개발하고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들 지역은 개성에 이은 제2의 공단 건설 후보지 등으로 이미 거론돼 왔기 때문에 남측에도 낯설지 않은 지명이다.

특히 해주와 남포엔 북한의 해군기지가 있는 곳이어서 주목된다.

또 남포시의 경우 평양의 코앞에 있는 관계로 북한이 특구 개발을 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워낙 지리적 및 경제적 환경이 뛰어나 일찍부터 특구지역으로 점찍혀 있었으며, 북한은 다만 중국과 남한 중 어느 쪽과 협력을 할지를 결정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10.4 선언에 남포를 포함시킨 것은 북한의 대중 경제 의존이 급진행되는 것에 대한 견제구로 결국 남쪽을 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황해남도 해주 = 서해와 인접한 해주는 현대가 개성공단 조성쪽으로 방향을 틀기 전 처음 눈독을 들였던 곳이다.

남측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서해를 낀 항만과 철도.도로 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충실히 갖춰져 있는 교통 요충지라는 점 등으로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이다.

고 정주영 현대 회장이 마스터플랜을 들고 1999년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담판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결국 개성공단 쪽으로 급선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북한의 해군기지가 자리잡은 군사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고려 때 큰 바다에 접해 있다는 뜻에서 현재의 지명이 붙은 해주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북측은 정 회장의 제안을 거부했고, 남측 입장에서도 활동의 제약이 있다고 판단해 개성쪽으로 선회했었다.

그러나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해주항을 남북 공동으로 활용하기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조만간 개발계획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성공단 개발 때 개성 인근 북한 군부대가 후방으로 재배치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해주 개발이 시작될 경우 해군기지가 어떻게 처리될지 관심사다.

남측 선박이 운행하고 있는 인천-남포 거리는 393㎞에 달하지만 인천-해주는 이의 3분의 2 수준인 220㎞에 불과하고, 해주와 개성을 잇는 1급도로가 깔려 있기 때문에 인천-개성-해주를 잇는 삼각 공동특구 설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주항은 남한의 여러 항구와 뱃길을 연결하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교통의 요지이지만, 7천∼8천t급 선박만 입항할 수 있어 인프라 정비가 불가피하다.

해주에는 해주세멘트공장과 10월2일청년제련소, 해주제련소 등 중공업 시설이 들어서 있어 공단 조성에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노동력 확보가 개성보다 쉽지 않은 것은 걸림돌이며, 공단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사정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특급시 = 조선시대 삼화현의 남쪽에 있는 마을로, 서해바다를 끼고 있는 포구라는 뜻에서 현재의 지명이 붙었다. 대동강 하구에 위치해 있어 ‘평양의 해상 관문’이라고도 불린다.

전력사정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고, 이미 조선소도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 개성에 비해 개발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에는 서해함대사령부가 위치해 있어 남북간 조선소 건설이 마찰음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는데 북측이 한발짝 더 양보해 사령부를 이전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남포에는 남포제련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남포화력발전소,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 등 중공업 시설이 다수 들어서 있어 조선협력단지 조성에 필요한 인력 확보에도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평균 해발은 440m지만 남포는 10분의 1밖에 안되는 41m이고, 산이라고 해도 100m가 채 안 되는 구릉 수준이어서 준평원에 가깝다.

대동강의 지류인 봉상강과 인황천, 서천강, 태성천 등 중소 하천이 180㎢의 청산벌과 240㎢의 룡강벌을 가로질러 흐르고, 총둘레가 32.5㎞에 이르는 큰 호수인 태성호를 비롯해 삼화, 명학, 룡호 등 30여개의 저수지가 있어 용수 확보도 다른 지역보다 수월하다.

특히 평양과 강선, 강서, 룡강, 남포, 평남 온천 등을 잇는 89.6㎞의 평남선, 평양과 남포를 잇는 1급도로가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1만t 이상의 대형 화물선을 여러 척 접안시킬 수 있는 남포항은 시멘트, 강재, 무연탄, 마그네샤크링카, 선철, 광석, 기계류의 수출입 문이다.

남포는 서해와 대동강의 영향을 받아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하며, 연평균 일조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56%이고, 강수량은 다른 지역보다 적은 880㎜이다.

◇강원도 안변 = 1980년대 후반 남측에 대한 수공(水攻) 위협설이 나오도록 만든 금강산발전소(현 안변청년발전소)가 있는 지역으로 함경남도와 동해에 접해 있다.

이 지역은 동.서.남부가 높고 북쪽으로 가면서 점차 낮아지는 지형을 이루고 있으며 산줄기와 강하천이 대체로 남북 방향으로 뻗어 있다.

저지대의 물을 끌어올려 낙차가 큰 동해로 떨어뜨리며 전력을 생산하는 안변청년발전소가 이곳에 건설된 것도 이런 지형적 조건 때문이다.

서쪽 경계에는 마식령산맥이, 남쪽과 동쪽 경계에는 철령산맥이 뻗어 있다. 해안선은 복잡하지 않으며 앞바다에 우미도(牛尾島)가 있다.

군내에는 요업공장과 소석회공장, 시멘트공장, 벽돌공장이 있으나 조선소와 같은 대규모 중공업 시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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