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정당대표들 “北, 대선에 관심 많아”

“이명박 후보도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신당 경선은 잘 되고 있습니까”, “후보단일화는 어떻습니까.”

공식회의 테이블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연말 ‘대선’은 남북한 정치인들 사이에서 어김없이 화젯거리로 부상했다는 후문이다.

양측 정치인들은 정상회담 첫째날 공식 간담회에서 대선과 정국상황에 관한 언급을 삼갔지만 둘째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답례만찬 석상에서는 사담(私談) 형식을 빌려 대선 향배를 놓고 얘기꽃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측의 몇몇 인사들은 의외로 풍부한 정보를 바탕으로 남측 정치상황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 남측 정당대표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측 인사들은 대체로 진보성향의 범여권에 우호적인 기류를 보이며 정국의 향방에 대해 궁금증을 표시했고,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李明博) 후보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열(李相烈)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둘째날 저녁 노무현 대통령 답례 만찬에 참석한 북측 인사들이 남한 민주당이나 신당 경선, 한나라당 후보 등에 대해 우리보다도 소상히 알고 있더라”라며 “판세가 어떻고 후보단일화가 어떻다는 등 남측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그러나 북측인사들의 발언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북측 인사들은 주로 사실관계 측면에서 얘기했고 가치평가를 부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낙성 국민중심당 정책위의장은 “사석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갔으나 정치인으로서 그런 말을 옮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을 피하면서도 “북측 인사들이 남측의 언론보도를 통해 대선 상황을 잘 알고 있더라”며 “특히 아무래도 햇볕정책을 펴고 있는 진보성향의 범여권 쪽에 우호적이었으며 신당 통합 쪽에도 관심을 갖더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또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이 후보도 어려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라는 정도로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배기선 국회 남북평화통일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몇몇 분이 대선에 관심을 보이시더라”며 “남쪽 국민이 잘 알아서 할 것이고 신당의 경선이 다소 어려움을 겪지만 결과적으로 지혜롭게 풀어갈 것이라고 했고, 평화통일의 수레바퀴는 잘 굴러갈 테니 염려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첫째날 공식 간담회에서는 북측 최고인민회의 최태복 의장이 “남한의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6.15 공동선언은 되돌려서도 안되고 되돌릴 수도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며 대북 포용정책 기조의 유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서 우리측 정치인들은 국회 회담과 의회교류 확대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으나 북측 인사들은 다소 미온적 대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차원의 교류문제를 정상회담의 종속변수라고 보는 인식이 강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낙성 정책위의장은 “북측 인사들은 행정부가 결정하면 의회도 일사불란하게 따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더라”며 “그래서 우리는 ‘남한사회에서는 정부가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국회에서 예산통과를 안해주면 못한다. 대통령도 탄핵된다’고 하자 북측 인사들은 ‘아, 그렇느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특히 북측 인사들은 우리측 기대와는 달리 개혁과 개방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이상열 정책위의장은 “통일문제와 민족문제에 대해 자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외세’의 위협이라는 말을 많이 쓰더라”며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 자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고 개혁과 개방을 번영의 길로 나간다는 게 아니라 체제 전복의 길로 나간다고 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낙성 국민중심당 정책위 의장은 “환영인파를 보니까 마치 종교행사를 하듯이 정말 마음속으로 우러나서 신들린 사람들 같더라”라며 “그것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변화가 쉽게 오기 어렵고 대화와 만남이 많이 필요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측 대표단은 정상회담 마지막날 환송오찬 말미에 김정일 위원장과 포도주로 건배하는 기회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이상열 정책위의장에게 “이번 방문에 만족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이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이런 만남이 더 자주 있게 되면 더 큰 만족이 있겠다”고 답변했으며 김위원장은 “다음에 또 오라”고 인사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대표단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배기선 국회 남북평화통일특별위원회 위원장, 문희상 대통합민주신당 남북정상회담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 이상열 민주당 정책위의장,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김낙성 국민중심당 정책위 의장 등이 참여했으며 한나라당은 “정상회담 시기나 방법이 적절치 않다”며 불참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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