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들

평양에서 열린 ‘2007 남북정상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물론 평소엔 외부에서 존재감을 잘 알 수 없는 북한을 움직이는 각 분야의 고위 실세들을 한꺼번에 일별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2-4일 사흘간 남북정상회담에서 모습을 드러낸 북측 고위인물들의 면면을 주요 일정에 따라 돌아본다.

◇군사분계선L 영접 최승철, 최해룡 = 정상회담 첫날인 2일 오전 9시5분께 노무현 대통령이 분계선을 걸어 통과하는 역사적 순간 북측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최승철(51)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최룡해(58)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가 영접했다.

최 부부장은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초고속으로 승진, 대남분야 실세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그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대남사업을 총괄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대남사업을 직접 보고할 정도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처음 노 대통령을 맞아 분계선에서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이용한 방북 길 안내를 도맡았으며 이후 주요 공식행사에 어김없이 등장, 이러한 신임을 보여줬고, 노 대통령의 귀로엔 개성공단까지 전송, 북측의 의전을 마무리했다.

그는 1983년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졸업한 직후 통일전선부에 들어가 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 8월 ‘실세 부부장’에 올랐다.

현재 그가 갖고 있는 직함만도 최고인민회의 11기 대의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국장 등 5개에 이른다.

최룡해 비서는 고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로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최 현(1907~1982)의 아들로, 김 주석과 김 위원장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그는 만경대혁명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1980년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해외교양지도국장을 거쳐 1986년 청년동맹 중앙위원장과 제1비서로 활동했으나 1998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리사건’에 연루돼, 다른 많은 고위간부들과 함께 해임됐다.

그러나 유일하게 비교적 가벼운 처벌을 받은 그는 평양시 상하수도관리소 당비서로 좌천됐다가 2003년 노동당 총무부 부부장으로 복권됐으며 지난해 3월 황북도당 책임비서에 기용됐다. 2005년 말 복귀한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과도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군사분계선엔 이 두 사람과 함께 개성시 정창봉 당 책임비서와 김일근 시인민위원장, 리상관 황해북도 인민위원장 등이 나왔다.

◇평양 카퍼레이드 동승 김영남 = 김영남(79)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일 오전 11시40분께 평양 인민문화궁전 앞에 도착한 노 대통령을 맞은 뒤 무개차에 나란히 올라 4.25문화회관까지 20분남짓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 위원장은 북한의 사회주의헌법(1998.9 개정)상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한다.

온화한 이미지의 김 위원장은 김일성종합대학과 모스크바종합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56년 당 국제부 과장으로 일하기 시작한 정통 외교관료 출신.

그는 1960년 국제부 부부장, 1962년 외무성 부상, 1972년 국제부 부장, 1975년 당 비서국 국제담당 비서, 1983년 정무원(현 내각) 부총리 등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1998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올랐다. 러시아어와 영어에 능하며 실무 능력과 외교적 감각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김두남 인민군 대장을 동생으로 뒀다.

김 위원장은 첫날 카퍼레이드 영접을 시작으로 만수대의사당에서 노 대통령과 면담하고 둘째날 아리랑 공연을 함께 관람한 데 이어 4일엔 기념식수 후 평양을 떠나는 노 대통령을 환송했다.

인민문화궁전 영접 때는 최영림(78) 최고인민회의 서기장, 박관오(78) 평양시 인민위원장도 나왔다.

◇공식 환영식 고위급들 =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는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일 내각 총리,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장 등 고위급이 23명이 출동했다.

김영일(63) 총리는 북한의 ‘경제 사령탑’으로 도열한 인물들의 첫 자리에 서서 노 대통령을 맞았다.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61)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2004년 초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 등의 이유로 업무정지 처벌을 받았지만 2005년 12월 말 지금의 직책에 복귀했다.

환영식엔 또 2005년 6.15민족통일대축전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해 사상 처음으로 현충원을 참배한 김기남(81) 당 비서국 사적담당 비서, 대미외교를 총괄하는 강석주(68) 외무성 제1부상,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서에 서명한 김양건(69) 당 통일전선부장도 참석했다.

군부에서는 김장수 국방장관의 상대역으로 나온 인민무력부 부장인 김일철(74) 차수, 국방위원회 행정국장인 리명수(70) 대장과 인민무력부 부부장인 김정각(61) 대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7년 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내에서 영접했던 ‘의전 베테랑’ 전희정(77) 국방위원회 외사국장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안내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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