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김정일, 글씨체도 아버지 ‘승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 남북정상선언에 노무현 대통령과 나란히 서명한 글씨체는 45도로 비스듬하게 휘갈기듯 한 모양인 데다 김일성 주석의 서체와 흡사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6.15공동선언 때도 화제가 됐었다.

김 위원장의 필체에 대해 북한에서는 “서예의 정화이며 극치”, “속도와 조형미에서 최상의 본보기” 등으로 극찬하고 평양인쇄공업대학 필체연구실은 `위인의 명필체’라는 연구서까지 펴냈다.

김 위원장이 서체마저 김일성 주석을 ‘승계’한 데 대해 남측에선 유전적 요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북측 언론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수령님(김 주석)께서 바라시는 대로 글씨를 써서” 김 주석의 중요 저술을 정서하기 위해 아버지 필체를 일부러 습득한 것이라고 보도했었다.

특히 지금은 친북 사이트라는 이유로 남측에선 폐쇄된 북한 인터넷 사이트인 ‘조선인포뱅크’는 지난 2004년 김 위원장의 서체에 대해 김 위원장이 연습과정에 “쓴 종이를 모두 쌓으면 키를 훨씬 넘을 정도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아버지의 필체를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이는 아버지의 눈에 익숙한 글씨체로 보고자료를 작성해 업무 시간과 노력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학창시절부터 필체 바꾸기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

이 사이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정열, 이것은 위대한 창조의 원천이다’라고 큼직하게 써넣은 종이를 책상 유리판 아래에 깔고 김 주석의 경사 필체를 따라하는 연습을 한 끝에 글씨체의 핵심 요소인 경사각을 정확하게 일치시키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김 주석 필체의 평균 경사각은 20.5도인데, 김 위원장은 20.9도로, 기울기 차이가 불과 0.4도에 불과하게 됐고 ‘ㅏ’, ‘ㄹ’ 등 자모의 모양까지 같아졌다는 것이다.

인포뱅크는 6.15공동선언에 있는 김 위원장의 서명에 대해 “‘김’자는 위풍이 도도해 세상을 굽어보는 장군봉을 연상케 하며, 적진으로 화살표를 긋는 듯 옆으로 뻗은 ‘정’자는 동쪽에서 소리 내고 서쪽에서 적의 뒤통수를 갈기 듯 거대한 필압의 변화를 주며, ‘일’자는 신출귀몰한 지략과 전법으로 적을 일거에 제압하는 명장의 기상을 보여준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북한은 2001년 4월 26일 ‘백두산 3대 장군(김일성.김정일.김정숙)의 명필체에 대한 주체적 문예사상 연구토론회’라는 모임을 열고 김 주석과 김 위원장의 필체를 각각 ‘태양 서체’와 ‘백두산 서체’로 명명한 일도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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