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경협 큰 진전..질적변화 추구”

경제 전문가들은 4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돼 발표된 10.4 선언 중 경제협력 분야와 관련, 추상적이었던 이전의 합의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등 획기적으로 진전됐다며 양측이 경협의 질적 변화를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 김석진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 남북경협의 성과물이 아주 획기적이고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로 이는 북한이 개방 지역을 확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외에 해주 지역도 대외개방하겠다는 것이다.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 이용을 위한 개보수 문제 등은 북한이 앞으로 육상 운송로를 열어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설비투자를 할 땅이 없어 중국,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에 개성공단 형태의 ‘조선협력단지’를 설치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가까운 북한에서 땅과 인력을 빌릴 수 있다면 조선업의 호황이 계속될 수 있다.

6자 회담 등으로 핵 문제가 해결되면 남북경협은 더 속도를 낼 것이고 경협이 확대되면 북한 경제는 직접적으로 엄청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남한도 장기적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이전까지의 경제분야에 대한 남북 간 합의가 추상적이었지만 이번 합의 내용은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 각론까지 포함된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다. 차기 정부가 이번에 합의된 의제들을 계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2단계 개발 등의 사업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안변.남포 조선소 건설 등은 예산이 들어가고 국민에 재정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 동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에서 진전이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추위가 부총리급 기구로 격상됐지만 투자를 위해 중요한 제도적 장치 해결에 필요한 협력이 구체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면이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안보팀장 =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협에 관한 회담구조의 변화다. 남북 장관급회담이 총리급 회담으로 바뀌고 경추위를 부총리급 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시킨 것은 앞으로 남북 경협의 스케일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지금까지 남북회담을 통일부에서 주도했는데 앞으로는 경제부처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경제 측면을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무리한 내용도 눈에 띄지 않는다.

남북경협 차원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개성공단의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통행과 통신 문제를 합의한 것은 개성공단 확대에 긍정적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도 있고 차기 정부로 이어지는 사업도 있어 국회의 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좋은 내용들로 평가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 경협의 질적인 변화를 추구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동안 경협은 임가공이나 관광 차원에 머물렀지만 이번 합의는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과 북한의 경제재건을 위한 개발지원 차원으로 발전했고 평화와 번영을 연계해서 공동으로 경제발전을 모색하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북한의 개발지원은 국회의 남북관계발전법 개정 등의 논의를 거쳐서 시행되기 때문에 퍼주기 논란은 우려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특히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는 군사적 문제나 경제적 측면 등 한가지 차원에서 개별적으로 접근해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인데 북방한계선(NLL) 등과 경제특구를 패키지로 묶어 넓은 의미의 평화협력을 추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군사시설이 밀집해 어렵다는 견해가 있었지만 해주를 경제특구로 추가 지정한 것은 북측이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된다.

▲조동호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경협과 관련해 잘된 선언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 1차 남북정상회담과 비교해볼 때 경협 지역도 넓고 사업도 구체적이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는 그동안 꽃게 등으로 충돌이 있었던 지역인데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NLL 문제와 관련해 안보나 이런 측면에서 불안을 주지 않아야 한다.

북한은 기존에 이미 남포와 안변 지역에 조선소를 지으면서 남북협력을 희망해왔다. 그러나 현재 그곳에 있는 조선소의 크기가 매우 작아 ‘조선협력단지’를 설치한다 해도 그렇게 큰 규모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철도의 경우 문산-개성 간 화물수송은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짧은 거리여서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에 육박하는 상황이어서 남북 경협 확대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북한 경제에는 큰 영향을 줄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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