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北 경협성공 위한 ‘법.제도 숙제’ 산적

2007 남북정상선언에서 경제협력 부문의 합의는 남측이나 외국 자본의 유치와 안정적인 사업환경 보장이 성공의 관건이다.

선언도 이때문에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대외개방=체제붕괴’라는 뿌리깊은 생각을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으나, 2002년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관련 법.제도를 단계적으로 제.개정해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해 발간한 ‘2006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법전'(증보판)에 따르면 북한은 무역법, 외국인투자법, 합작법, 합영법 등 외국인 투자관련법을 개정, 외국인 투자의 길을 넓히는 대신 이들 기업에서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각종 근거도 마련했다.

북한은 2004년 12월엔 무역법을 전면 개정, “무역사업에 대한 지도를 위해 중앙무역지도기관에 비상설 국가무역지도위원회를 둬 무역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문제를 정기적으로 토의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대외무역 분야의 개혁 의지를 엿보였다.

외국인투자법 개정(2004.11.30)을 통해서는 외국인 기업 창설 가능 지역을 ‘라진선봉 경제무역지대 안’으로 규정했던 것을 ‘정해진 지역’으로 새로 규정해 특구지정을 확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라선경제무역지대법 개정(2005.4.19)에서는 외국인 투자신청에 대해 중앙무역지도기관이 ‘합작.합영기업은 50일, 외국인기업은 80일만에’ 기업 창설에 대한 승인 여부를 통보해주던 것을 ‘모두 15일안에’ 통보해 주도록 대폭 단축하는 등 외국인 투자가 용이하도록 손질했다.

또 북한 조선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CPEEC)가 2005년 발간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투자에로의 길’이라는 외국인 투자 가이드북에서는 이런 노력을 반영한 법.제도를 자세히 설명해 외자 유치에 대한 열의를 보여줬다.

이 책에선 북한이 외국인 투자가의 합법적인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기업의 재산 소유권을 승인한 만큼 자연재해나 국토건설계획 변경 등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는 한 국유화 하거나 거둬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외국인 투자가가 얻은 이윤이나 청산 자금을 세금없이 전부 국외로 송금하는 게 가능하다고 덧붙이는 등 외자 유치를 위한 다양한 ‘기본 입장’을 소개했다.

북한은 실제 2005년 9월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대조선(대북) 투자설명회’를 열고 중국 자본의 대북 투자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북한의 이런 시도는 외국의 자본과 기술 도입에 따른 체제유지 측면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자립적 민족경제의 기본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 개방을 조심스럽게 추진하기 위한 시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제도 정비 현황은 남측은 물론 서방기업이나 자본측에 여전히 투자 부적격으로 남아 있어 북한으로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개성공단의 경우 생산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와 전략물자 반출입 제한 문제 등 북한 국내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과제도 많다.

신현윤 연세대 법대 교수는 최근 북한법관련 세미나에서 “북한의 개방관련 법률은 국가적 간섭과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주의식 법령 잔재가 남아 있어 외국인 투자 유치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며 “아직 외국인 투자유치를 자립적 민족경제를 달성하기 위한 보조수단으로 인식하는 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북한의 불안정한 대외관계 등을 들어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