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北의 ‘뜨는 별’ 김양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북측 인물은 단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 부장은 3일 오전과 오후 김 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의 두 차례 정상회담에 북측에서 유일하게 배석했을 뿐 아니라 4일 두 정상의 선언문 서명식에도 배석, 단순히 대남사업 총책일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북한 권력의 실세임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김 부장은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일정을 하루 늦추자고 제안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이 “나보다 더 센 데가 두 군데가 있는데, 경호, 의전 쪽과 상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즉답을 피하자 김 위원장에게 남측이 협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시종일관 웃음 어린 얼굴로 교감을 나누면서 필요한 설명을 곁들이는 그의 모습은 김 위원장과 배석 때 북한 간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손함보다는 한결 세련되고 자유로운 느낌이 더 강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2일 공식 환영 행사장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악수할 때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잡으며 깍듯이 예의를 갖추던 위축된 듯한 모습과도 대조됐다.

김 부장은 지난 8월 김만복 국정원장과 함께 이번 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남북정상회담 합의서에 서명했으며, 지난 9월 초 김 위원장의 인민군 제963부대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 관람에도 동행하는 등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중에도 정상회담을 준비한 것으로 관측됐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과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단독회담에 참석했던 김용순(2003년 사망) 당시 노동당 비서에 버금가는 실세의 지위를 굳혔음을 보여준다.

김 부장은 김일성종합대학 졸업 이후 노동당 국제부에서 말단 부원으로 시작해 과장, 부부장, 부장으로 승진한 정통 당 관료이자 조(북).일 우호촉진친선협회장 등을 역임한 중국 및 일본 전문외교관이기도 하다.

북한의 퍼스트 레이디인 김옥씨의 신임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과 김용순 전 비서의 오랜 기간의 각별한 인연에 비해볼 때 김양건 부장이 비교적 짧은 기간에 핵심측근으로 급부상한 것은 김 부장의 뛰어난 능력과 인품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아부와 사심을 모르고 매너가 있으면서도 성실하고 꼼꼼한 그의 업무스타일, 한반도 주변정세 등 외교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김 위원장의 신임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북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 부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보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주역을 담당한 만큼 ‘10.4선언’ 이행과정을 통해 향후 남북관계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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