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특집④]‘선군정치’ 펴는 北…노동당-인민군 어떤 관계?

김정일의 건강이상설과 후계자 문제가 맞물리면서 북한 내 향후 권력을 당(黨)을 기반으로 한 세력이 차지할지, 군(軍)을 기반으로 한 세력이 차지할지에 관한 의견이 분분하다.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이 주도해 온 선군정치(先軍政治)의 영향으로 북한 내에서 군의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김정일 사후 북한체제는 군(軍)중심의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 고위관료 출신 탈북자들은 이런 예상은 북한 체제의 특징, 특히 북한에서 당과 군의 관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를 지낸 황장엽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도 최근 김정일 사후 북한 체제는 군부가 아닌 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 조선인민군은 ‘당(黨)의 군대’=노동당 규약에서는 조선인민군(인민군)을 ‘조선노동당(노동당)의 혁명적 무장력’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인민군이 ‘당의 군대’라는 것을 뜻한다. 인민군에는 군 지휘계통과 별개로 당 조직이 각급 부대에 내려가 지휘를 하고 있다. 지휘 체계가 군사지휘 계통과 당 조직 계통으로 이원화되어 있는 것이다.

당의 편제로 볼 때도 인민군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조선인민군 당위원회’의 통제를 받는 조직이다. 인민군 당 위원회 책임비서는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이 맡고 있으며, 총정치국장은 군에 대해 당의 지시와 방침을 전달하고 군이 당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는가를 항상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군 최고정치기구인 총정치국은 바로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지시와 감독을 받게 되어있다. 따라서 당 조직부부장이 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군의 지휘체계보다 당의 지휘체계가 항상 우위에 서서 군에 대한 통제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황장엽 위원장은 1995년도에 발생했던 ‘6군단 쿠데타 모의사건’을 예로 들며 “당시 (쿠데타 주동자들을) 강당에 모아 죽였는데 이를 집행한 사람은 김영춘(국방위 부위원장)이었지만, 정치적으로 지도한 사람은 장성택(김정일의 매제, 노동당 행정부장)이었다”며 “이는 집행하는 군인과 정치하는 사람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 군(軍)에 대한 인사권·검열권은 당에 귀속=당 조직지도부장이 군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인사권’과 ‘검열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군인들의 진급과 보직을 포함한 군 인사권 역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선인민군 당위원회 비서처에서 진행한다. 당 비서처 구성원은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총정치국장, 작전국장, 간부국장 등 5명으로, 경우에 따라 보위사령관이 들어가기도 한다.

또한 당 조직지도부는 군에 대한 검열권도 갖고 있다. 군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검열이 바로 중앙당 조직지도부 검열이다. 조직지도부에서 검열을 나가는 경우는 대개 군에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다. ‘조직지도부에서 떴다’는 소문이 들리고 얼마 후면 장성이 몇 명씩 날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이 전적으로 당의 지도와 통제 하에 있는 만큼 과거 김정일 역시 당 조직지도부에 대한 장악을 통해 군을 장악해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다.

조직지도부내에서 군을 담당하는 구체적인 부서는 당 생활지도 13과, 간부 4과 등이다. 이 중에서 당 생활지도 13과는 노동당 내 인민군 당위원회 사업과 총정치국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도와 통제를 실현한다.

◆ 군에 대한 지도는 당 조직지도부 13과·간부 4과서=구체적으로 북한군에 김일성-김정일의 사상과 영도가 잘 실현되고 있는가, 군 내 당 조직과 정치기관들이 당의 영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를 지도, 통제, 검열하는 것이다. 인민군 당위원회와 총정치국은 모든 사업을 독자적으로 조직할 수 없으며, 반드시 사전에 13과와 협의하여 진행해야 한다.

13과의 책임자는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맡는다. 13과는 총정치국과의 사업적 연계를 위해 인민무력부 청사에 별도의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총정치국이 준비하는 당 중앙위원회 인민군 당위원회 전원회의 등을 비롯한 각종 회의의 방향을 토론하고 진행한다.

아울러 인민군 당위원회와 총정치국, 군단급 당위원회와 정치기관들의 사업을 지도한다. 군이 조직하는 사상투쟁회의를 비롯한 중요한 회의에는 부조건 13과가 참석한다. 13과는 매년 15일간 군 장성들을 위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강습을 주관한다. 참가대상은 독립연대장 및 정치위원, 여단장, 사단장, 여단, 사단 정치위원 이상 장성들이 해당한다.

조직지도부 간부 4과는 군 고위간부 인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연대장 및 연대 정치위원, 사(여)단장 및 정치위원, 군단장 및 군단 정치위원 등의 장성들과 해와 파견 무관들에 대한 인사권을 조직지도부 간부 4과가 장악한다.

소장(준장)이상 장성들은 무조건 조직지도부의 비준 대상이 된다. 조직지도부의 비준이 결정되면 인민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으로 직무 임명과 군사 칭호를 수여한다. 따라서 조직지도부는 북한군 주요간부에 대한 인사권을 장악함으로써 군에 대해 절대적인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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