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특집③]김정일 위해 달러 긁어 모으는 노동당 ‘38·39호실’

한국에서는 각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 판로를 개척하고 수출을 해 외화를 획득한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렇다. 국가는 외화의 유동성 문제에만 관여를 하면 된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북한의 ‘외화벌이’는 김정일의 지시 하에 이루어지고 그렇게 획득한 외화는 대부분 조선노동당 내 김정일 비자금 관리부서로 들어간다. 때문에 정상적인 국가들과 달리 조선노동당은 외화획득을 위해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북한의 외화벌이는 내각의 무역성과 조선노동당 ‘38호실’, ‘39호실’이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탈북자들은 국가 공식 부서라고 할 수 있는 무역성이 담당하고 있는 외화벌이가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흔히 북한에서 ‘알짜배기’로 통하는 외화벌이 기업들은 대부분 노동당이 직접 통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노동당 38호실과 39호실의 외화벌이 사업은 김정일이 직접 결제하며 당이나 내각, 어느 국가기관에서도 손을 대지 못하는 성역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는 “당의 경제와 군대경제에 대하여서는 정부가 간섭하지 못하며 그것은 오직 김정일의 의사에 따라 그의 경제(38호실․39호실 외화벌이)와 같이 관리되고 있다”며 “봉건사회와 비교해서 말한다면 북한에서 당경제와 군대경제는 왕이 직할하는 왕실의 사유재산과 비슷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38호실은 송이버섯 등을 독점하여 대일무역을 통해서 외화를 벌어들였던 전력이 있다. 또 각 호텔과 외화상점, 식당 등을 운영해서 외화를 버는 것도 38호실의 몫이다.

1970년대에 생긴 39호실은 대성무역과 대성은행 등이 속해 있는 대성총국을 직할한다. 39호실은 산하 120여 개의 무역회사를 통해 돈을 벌어들인다. 북한 내 금광에서 연간 약 12만 톤의 순도가 높은 금을 생산해 해외에 밀수출해 외화를 획득한다. 금 (밀)수출은 주로 마카오에 있는 조광무역상사가 처리한다.

금 밀수출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 CIA는 북한산 마약밀매와 ‘슈퍼노트’로 불리는 북한산 위조 달러가 바로 39호실 작품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북한은 면책특권이 부여된 외교관들을 활용해 헤로인, 코카인, 필로폰, 아편 등을 밀매했고, 15개 국가에서 최소한 35회 이상의 마약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북한이 해외에 내다파는 ‘가짜담배’에도 39호실이 관여한다. 39호실은 무기 수출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재외공관에서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충성금’ 명목으로 북한에 송금하는 외화도 39호실이 관리한다.

결론적으로 사실상 북한이 공식·비공식적으로 해외에 팔아 달러를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품목을 38호실과 39호실에서 독점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는 노동당 산하 기구에서 벌어들이지만 모든 지출은 김정일이 직접 ‘비준’한다. 우려가 되는 부분은 이 외화가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대남공작비로 지출되며 나머지는 김정일의 통치자금과 비자금으로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각지에서 김정일을 위해 사들이는 사치품, 소위 ‘1호 물자’의 구입을 위해서도 쓰인다.

지난 2005년 9월 불거진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묶였던 북한 자금이 노동당 39호실에서 불법적으로 벌어들이고 관리하는 김정일의 통치자금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정광민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당경제’를 통해 불법적인 경제활동을 광범위하게 벌여왔다”며 “특히 ‘BDA 제재’ 이전에는 불법적인 경제 활동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북한은 ‘BDA 제재’ 이후 비공식적인 부문에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며 “더 이상 불법적인 경제활동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동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