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 특집①]‘조선노동당’을 알아야 ‘김정일 북한’이 보인다

북한정권 수립 60주년을 맞아 김정일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지면서 김정일 사망 후 군이 권력을 장악할지, 당이 장악할지 한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김일성 사망 후 북한은 선군노선에 따라 군의 권한이 강화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국방위원회가 국가기관과 의회를 지도하게 되고, 특히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김정일이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나오다 보니, 국방위원회의 권한이 매우 강력한 것처럼 알려져 있다.

더욱이 장령급(장성) 인사발령이 국방위원회 명령으로 나가다 보니 선군정치 하의 국방위원회가 ‘북한권력의 모든 것’ 처럼 비쳐지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선군정치라고 하지만, 북한체제를 움직이는 조직은 엄연히 조선노동당이다. 따라서 조선노동당을 알아야 북한체제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오는 10월 10일은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또 이날 김정일이 과연 모습을 드러낼지에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조선노동당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북한체제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자.

조선노동당은 1945년 10월 10일 평양에서 개최된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 책임자 및 열성자 대회’에서 결성된 조선공산당 북조선 분국이 모태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10월 10일이 창건 기념일이다. 1946년 4월 ‘북조선공산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같은 해 8월 조선신민당과 합당하여 북조선노동당이 되었다.

조선노동당은 여타의 사회주의 국가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권력이 당에 집중되어 당 주도 하에 국가가 운영된다. 당이 국가를 지도하면서 사회주의 사회-공산주의 사회로 진보한다는 의미이다.

오는 10일 창당 63주년을 맞이하는 조선노동당은 북한 내에서 최고의 위상과 권한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여타의 국가기관이나 단체, 군부보다 우위에 있다. 당이 국가의 지도기관이기 때문이다.

Ⅰ.조선노동당의 지위와 역할

조선노동당의 지위와 역할 등은 ‘노동당 규약’ ‘당의 유일사상체계 확립 10대원칙’ ‘사회주의 헌법’ 등에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1998년 개정된 사회주의 헌법 11조에 보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근로대중의 모든 조직들 가운데 가장 높은 형태의 혁명조직’이며 각종 기관이나 조직들을 영도하는 주체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 헌법, 노동당 규약 등은 수령의 독재를 은폐하고 합리성과 정통성을 외부에 선전하기 위한 목적일 뿐 현실은 그 내용과 완전히 다르다.

실제 사회주의 헌법과 노동당 규약은 정부, 군대, 행정, 사법, 검찰 등 모든 부문에서 당의 영도적 지위를 인정하는 동시에 김정일 1인독재의 수단으로서 활용되도록 교묘하게 규정해놓았다. 당(=집단)의 영도적 지위는 인정하면서 그 당의 영도는 오로지 김일성, 김정일에 영도되도록 해놓은 것이다.

결국 조선 노동당은 법적으로는 북한주민들을 지도하는 기관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수령의 영도를 받는 하급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되었다. 이로써 수령은 당, 국가, 주권기관의 가장 상위에 존재한다.

Ⅱ.노동당의 조직체계와 기능

조선노동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당 대회이다.

노동당 규약에는 당 대회를 통해 “당 노선과 정책 및 전략전술에 관한 기본문제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당 중앙위원회에서 내린 결정을 나중에 추인하는 형식적 기능밖에 수행하지 못한다.

당 대회는 5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다. 1946년 8월 제1차 당 대회를 시작으로 80년 10월 제6차 당대회를 마지막으로 28년동안 당 대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당대회가 열리지 않는다는 말은 체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당 중앙위원회가 최고 지도기관의 역할을 대행하고, 당 중앙위원회는 6개월마다 1회 이상 전원회의를 소집해 당 내외의 문제들을 논의한다.

이 전원회의에서 당 총비서, 당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당 중앙위원 등을 선출하며 당 비서국과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조직하는 권한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전원회의 또한 1993년 제6기 21차 대회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열리고 있지 않다. 전원회의가 열리지 않으면 당 정치국과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로 그 권한이 위임되어야 하는데, 현재 김정일이 총비서로 있는 당 비서국이 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공산주의 사회의 최고 지도기구가 정치국 상무위원회인데, 북한은 김일성, 오진우가 사망한 후 현재 상무위원은 김정일 혼자다. 반면 중국 공산당은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중국 사회가 나아갈 큰 방향과 정책이 정해진다. ‘민주주의’ 개념에서 보면 중국공산당과 조선노동당은 하늘과 땅 차이다.

당 비서국에는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통일전선부를 비롯해서 전문부서가 있고, 김정일의 비자금을 조달하는 38호실과 39호실 등도 포함되어 있다.

조선노동당의 지방조직은 당 중앙위원회 아래에 도, 시, 군 당 위원회를 거쳐 초급당위원회, 분초급당위원회, 부문당위원회와 가장 기초 조직인 당 세포가 있다.

조선노동당의 기구는 상설적인 당 조직체계와 비상설적인 집단적 지도체계로 나눌 수 있다.

상설적인 조직체계는 당 중앙위원회에서부터 하부 말단의 당세포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당 기관에서 근무하는 모든 성원들, 즉 당일꾼이라고 부르는 실무적 기관의 모든 조직체계를 아우른다.

비상설적인 집단적 지도체계는 당 대회와 전원회의 등 중앙과 지방의 상급 및 하급 간부들의 협의체로서 각종 회의들을 통해 사회 전반에 당의 영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조선노동당의 구성원은 김정일을 비롯해서 고위층부터 하부에 이르는 모든 간부들과 권력층 인사를 포함해 약 400만 명의 당원을 가지고 있다.

Ⅲ.주요부서와 역할

▲ 평양시 중구역 창광동에 위치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 청사와 김정일 집무실 <구글어스 화면 캡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 청사는 평양시 중구역 창광동에 위치한다. 수십 개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김정일의 집무실과 당 중앙위원회의 대부분 부서들이 있다.

평양시 모란봉구역 전승동에 있는 ‘3호 청사’에는 사회문화부, 통일전선부, 작전부 등 대남공작 관련 부서들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노동당은 당 비서국 산하에 전문부서를 두어 당원 및 주민들 그리고 북한의 모든 부문에 대한 정책적 통제기능과 지도기능을 수행한다. 크게는 당 생활을 지도하는 조직지도부와 정책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타의 부서로 나뉜다.

조직지도부는 북한사회 전반에 대한 당의 영도와 통제를 실현한다. 김정일의 오른 팔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서로서, 전체 간부들과 당원, 주민들의 당 생활을 통제한다.

조직지도부에는 검열과, 간부과, 당원등록과, 민원처리를 하는 신소과, 각종 사건사고에 대한 직보체계를 갖춘 통보과 등이 있으며 조직지도부가 사법, 검찰을 관리한다.

검열과는 당의 유일사상체계와 유일적 지도체제 확립에서 발생하는 모든 반(反)당적, 비(非)당적, 무(無)규율적, 비리적인 현상을 조사하고 김정일에 보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특히 ‘조직지도부 검열’은 다른 기관의 검열과 엄격히 구분되어 북한의 모든 당원들과 행정 간부들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이다.

정책적 수행을 하는 부서로는, 선전선동부와 김정일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8호실, 39호실, 대남담당 통일전선부, 국제부, 과학교육부, 작전부 등 20여 개 전문 부서가 있다.

현재 조선노동당은 혁명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실무형 중심의 3~4 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 북한 ‘조선노동당’ 권력기구도 <자료=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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