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북한 주민, ‘배급만 주면 다야’ 불만 여전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열린북한방송/1월 3일>

취재기자 연결-지금 북한은

앵커] 한 주간 북한 내부소식을 정리해 보는 <취재기자연결, 지금 북한은> 시간입니다. 오늘도 북한 내부 곳곳에서 보내주는 소식을 가지고 오성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반갑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소식들이 전해져 왔나요?

기자] 네, 이번 주에는 북한당국이 장성택 관련 출판물을 은밀히 회수하고 있는 가운데 명절공급으로 인민을 달래는 소식과 김정은의 신년사를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소식, 그리고 2013년엔 배급도 늘고 쌀값도 안정됐지만 인민들의 불만은 크다는 소식 들어왔습니다.

앵커] 네, 도대체 장성택 관련 소식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북한당국이 계속 장성택과 관련된 요소들을 단속,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함경북도에서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소식에 의하면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모든 1호 사진들과 출판물들에서 장성택의 이름과 얼굴을 삭제하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며 “12월 말까지 삭제를 끝내라고 지시했지만, 워낙 장성택의 사진과 이름이 거론된 출판물들이 많은데다 추가로 삭제할 도서 목록들이 계속 내려오고 있어 이달 10일까지 삭제작업을 연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회수해야 할 목록들이 내려온다. 그러면 회수한 책은 소각해 버리는 겁니까?

기자] ㅎㅎ그럴리가요. 물론 아무 쓸데도 없는 책이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선 수령숭배정신을 심어주는 데 더없이 중요한 책입니다. 양강도 소식통에 의하면 “각 인민반을 통해 장성택의 얼굴이 찍혀 있는 1호 사진들을 모두 회수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왔다”며 “회수된 1호 사진들은 장성택의 얼굴만 지운 후 다시 돌려준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장성택만 지우고 다시 주는군요. 그럼 북한 주민들은 평상시 그런 책들을 자주 보는 편입니까?

기자] 저는 북한에서 30여 년을 살았지만, 아직 한 권도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런 책들에 밑줄을 그어가며 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일단 이런 데서 명쾌한 해답을 주실 분의 말씀을 준비했습니다. 북한에서 노동당원으로서 50여 년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들어 보시죠.

탈북자 인터뷰
“70~80년대에는 그런 책을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그 책이라는 게 온통 김일성, 김정일이 자기자랑 하는 책들인데, 그런 책을 누가 봐요. 그거 볼 새면 먹고 사는 데 신경 쓰죠. 그리고 조선 글 배울 때부터 김일성이 위대하다, 김정일이 천재다. 이딴 소리만 듣다 보니까 그저 당연하게, 만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하지만 직책이 조금 있는 간부 같은 경우에는 보는 눈도 있고, 또 너무 없으면 걸릴 수 있으니까 자기보신용으로 건사하기도 하죠”

앵커] 아, 그러니까 실지 관심은 없으면서도 형식상 비치해 놓고 있다. 이 말씀이군요.

기자] 네, 그렇죠. 이렇다보니 주민들 속에서는 괜히 장성택 관련한 트집 잡기가 잇따르는데요. 소식통에 의하면 “친구 중에 장 씨 성을 가진 사람만 있으면 ‘너도 장성택의 족속이냐?’, ‘장 씨들은 조상이 다 같기 때문에 모두 수용소로 보내야 한다’는 식의 농담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그 정도면 북한주민들 속에서 장성택 관련한 여파가 크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그런 걸 의식해서인지 북한당국은 새해 명절공급을 넉넉히 주면서 인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자강도에서 자유아시아방송에 보내온 소식인데요. “설을 맞으며 가정마다 술 한 병과 식용유 기름 한 병씩, 기업소별로 돼지고기 1kg을 공급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인민반에서는 술과 기름 한 병, 공장, 기업소별로는 돼지고기 1kg, 남한에서는 하루 식사값도 안 되지만 북한에서는 큰 선물이군요. 이건 국가재정으로 주는 겁니까?

기자]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국가가 부담한 몫은 오직 기름 한 병뿐이고, 나머지 술과 돼지고기는 전부 해당 공장, 기업소 간부들이 제 돈을 들여가며 장마당에서 사야 했다”고 하며 “국가적으로 종업원들에게 절대 부담을 주지 말라고 경고해 간부들이 제 돈을 털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솔직히 간부들의 재산은 인민들이 고인 뇌물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결국 명절공급이란 것은 인민들이 10을 바치고 1을 가지는 격이나 같은 거죠.

앵커] 참, 아무리 들어봐도 북한은 무슨 정부가 아니라 깡패 같네요. 다음 소식은 1만 9백 자를 외워야 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김정은의 신년사인데요. 그 신년사 글자가 총 1만 9백 자 입니다. 이걸 북한주민들은 모두 외워야 합니다.

앵커] 그걸 다? (네) 아니 그걸 왜 외워요?

기자] 모르겠습니다. ㅎㅎ저도 북한에서 무슨 정신에 그 쓸데없는 암송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네요. 일단 함경북도에서 데일리NK에 전해온 소식 좀 보시죠. 소식통은 “각 직장에서 신년사 암기모임을 하고 만약 암기를 하지 못할 경우 퇴근도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북한이 신년사에서 인민생활 개선과 경제 발전 등을 언급했지만 정작 실질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암기를 강요해 주민들에게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필요한 일도 다 하지 못하는 상황에 쓸데없는 신년사 학습을 강요하는 김정은이 참 이해가 안 되네요. 근데 이게 그렇게 암송하면 실지 생활에 도움이 됩니까?

기자] 말도 안 됩니다. 도움은커녕 시간만 낭비하죠. 이에 대한 설명이 좀 전에 말씀하신 탈북자분의 말씀 중에 있는데, 그럼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인터뷰
“아마 북한사람이라면 새해가 다가오면 신년사 암송할 걱정에 머리가 아플 겁니다. 각 조직별로 무조건 암송 검열을 진행하니까요. 그럼 이렇게 암송한 것이 실지 생활에 쓸모 있나? 당연히 없죠. 1~2달 지나면 다 까먹는 거예요. 왜냐면 이치에 맞지 않고 진실이 아니니까. 그냥 강짜로 암송한 것이니까 바로 까먹어 버리는 거죠. 근데 문제는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해마다 빠짐없이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런 과정이 있어야 사람들에게, 특히 자라나는 새 세대들에게 수령에 대한 절대적 숭배정신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아무리 그래도 주민들은 당국의 이런 조치가 상당히 불편할 것 같은데요. 김정은에 대한 주민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소식통에 의하면 “일부 주민들은 김정은이 외형으로는 김일성을 많이 닮았다고 할 수 있으나 정치방식은 전혀 닮지 않았다”면서 “기록영화들을 보면 아직은 로숙해보이기 보다 철없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하는 주민들이 있다”면서 “먹고살기도 바쁜데 연초부터 퇴비생산까지 겹치는 것도 모자라 신년사 학습까지 해야 한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그렇다고 하여 불만을 제기하면 정치적으로 문제시 되니까 말은 못해도 속은 불만이 가득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네, ‘울며 겨자 먹기’군요. 그래도 작년부터 김정은이 시장통제도 적게 하고 배급을 늘려 쌀값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만들었는데요. 이 정도면 주민들의 불만이 줄어들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생활이 점점 나아질수록 주민들이 요구하고, 바라는 권리가 점점 높아진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인민들은 처음에는 먹는 문제만 해결되면 한이 없겠다는 소원도 가졌었지만, 먹는 문제가 비교적 안정적인 지금은 국가에서 조직하는 모든 일을 실리를 따져가며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네, 점점 주민들의 의식이 발전한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그렇죠. 데일리NK 북한소식통에 의하면 “주민들은 2013년을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냈다면서 각종 국가 건설과 내부 정치행사 등에 강제로 동원됐기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그렇죠. 작년도를 보면 북한주민들이 정말 고생이 많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보내온 소식을 보면 주민들도 자기네들끼리 지난해를 평가하고 있는데요. 그 평가가 비평에 가깝고요, 또 부류별로 내용도 다양합니다. 먼저 “전국적으로 유희장 건설을 진행했으며 이를 두고 인민을 사랑하시는 김정은 장군님의 사랑이라고 찬양, 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고요. 또 “김정은은 올해 군량미를 풀어 주민들의 생활이 조금 나아지게 하고 이를 구실로 각종 건설 사업에 동원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네, 흥미롭습니다. 결국은 주민들 스스로 김정은 정권의 지나온 한 해를 평가하고 있군요.

기자] 네, 그렇죠. 평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데요. 신의주에서 보내온 소식에 의하면 “이 모든 것은 주민들로 하여금 형편이 좋아졌으니 김정은 최고사령관을 드높이고 충성하는 일에 매진해야 할 데라는 세뇌를 적극적으로 벌인 것”이라면서 “먹을 것도 제대로 주지 않고 각종 건설에 동원시키면 불만이 커질까 봐 이러한 이중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네, 그러니까 이 모든 것은 김정은을 더 숭배하게 하려는 작전에 불과하다. 이런 말씀인데요. 결국, 김정은이 군량미를 풀며 주민들을 달래기는커녕 오히려 반대되고 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하신 탈북자분의 말씀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탈북자 인터뷰
“언젠가 김정일이 붉은 깃불 발은 달려야 휘날린다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게 무슨 소리냐 면요. 인민은 무한히 달궈야 한다는 겁니다. 항상 배고프게 하고 바쁘게 하고 무섭게 하고 이래야 인민이라는 깃발은 자기, 김정일을 위해 휘날린다는 거죠. 그런데 김정은은 그런 인민들의 배를 부르게 한 거예요. 배가 부르니 웬만한 바람이 불어와도 날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날려야 할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우리가 왜 너를 위해 쓸데없이 날려야 하냐는 의문과 반박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네, 붉은기는 날려야 휘날린다는 법칙을 김정은이 무시했기 때문이다. 무슨 독재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 조건 같네요. 어쨌거나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의미 없는 일에 동원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네, 고맙습니다.

앵커] 한 주간 북한 내부소식을 정리해보는 취재기자 연결, 지금 북한은, 이번 주에는 북한 당국이 장성택 관련 출판물을 회수하고 있는 속에 명절공급으로 인민을 달래는 소식과 김정은의 신년사를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소식, 그리고 2013년엔 배급도 늘고 쌀값도 안정됐지만, 인민들의 불만은 크다는 소식 전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박은선이었습니다.

<자유조선방송/1월 4일>

신년 특집 대담-북한 정세 전망

사회: 자유조선방송이 마련한 2014년 신년특집, 진행을 맡은 장성무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데일리NK 양정아 기자와 함께 신년사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사회 : 북한은 매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한 해의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고 있는데요. 올해 신년사의 특징은 어떤 것인지 우선 간략하게 요약해주시죠.

=네. 김정은은 2014년 새해를 맞아 전체 주민들에게 보내는 육성 신년사를 조선중앙TV를 통해 1일 생중계로 내보냈는데요. 김정은의 올해 신년사 낭독은 25분가량 진행됐으며 김정은은 시작과 마무리에서만 등장했습니다.

2014년 신년사는 농업을 통한 경제 발전 등 인민에 대한 사랑을 부각하고 유일 영도체계 확립을 강조했는데요. 그러나 자화자찬식 구호만 난무하고 국정 운영에서의 치적 사업만을 강조하는 등 구체적 방향 제시는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신년사에는 반당·반혁명 혐의로 장성택을 처형한 것을 지난해 평가 중 가장 첫 번째로 배치하고 종파 투쟁을 최대 성과물로 선정했는데요. 집권 3년 차로 들어서는 김정은 정권이 1인 지배체계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여집니다.

사회 : 북한에서 하는 신년사는 대체로 지난해 거둔 성과를 평가하고 올해의 과제를 제시하는 형식으로 구성되는데요. 그렇다면 올해 신년사 성과로 어떤 것들을 내세웠습니까?

=네. 방금 말씀드린 대로 김정은은 우리 당은 지난해에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의 벅찬 시기에 당 안에 배겨있던 종파오물을 제거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며 장성택 세력에 대한 숙청을 첫 번째 성과로 내세웠는데요.

우리 당이 적중한 시기에 정확한 결심으로 반당, 반혁명 종파 일당을 적발, 숙청함으로써 당과 혁명대오가 더욱 굳건히 다져지고 우리의 일심단결이 백배로 강화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하고 제국주의자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에서 커다란 승리를 이룩했다며 3차 핵실험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사회 : 김정은은 지난해 유독 건설 사업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경제 분야에 대한 성과에서는 이런 부분을 강조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네. 김정은은 경제 분야에 있어 지난해의 어렵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도 군대와 인민이 힘을 합쳐 경제 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에서 빛나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자평했는데요.

특히 인민군 군인들을 비롯한 건설자들은 조국의 부강번영과 인민의 행복을 위한 기념비적 창조물들을 많이 일떠세우고(건설하고) 건설에서 최전성기를 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정은의 치적사업으로 선전하는 마식령 스키장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문수물놀이장 등을 언급했는데요.

또 김정은은 지난해 평양시를 중심으로 문화시설들이 대대적으로 건설됐다고 밝히면서 올해도 평양시 꾸리기를 힘 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올해도 평양시를 비롯한 지방 도시들에 대한 대대적인 미화 사업을 예고한 것으로, 주민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각종 건설 사업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 : 아마도 건설성과 외에 이게 내 업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없었던 모양입니다. 더구나 인민들 눈에는 문수놀이장이요, 특히 마식령 스키장 같은 걸 할 바엔 차라리 그 돈으로 쌀이나 좀 넉넉히 사다 주지하는 생각이 더 들 것 같은데요. 이걸 또 성과라고 내미는 게 더 한심합니다. 자, 그럼 올해 과업으로 어떤 것들이 제시됐는지 항목별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먼저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어떤 내용이 언급됐나요?

=네. 김정은은 올해를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비약의 해로 규정하고 A4용지 12장 분량의 신년사 중 6장 가량을 산업과 건설 등 경제 분야에 할애했는데요. 경제를 15회, 건설을 38회 각각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실용위성 발사 성공 등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농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는데요. 건설과 과학기술은 농업 분야 뒷부분에 배치됐습니다. 농업 발전을 통한 인민 경제 문제 해결을 앞세워 친인민적 지도자를 부각하고 건설·과학을 자신의 치적 사업으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이어 금속·화학, 전력·석탄, 경공업, 수산, 자원 등의 부분을 언급, 이 부분에서도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을 시사했는데요. 그러나 전력·석탄 등 에너지 분야 개선을 통한 건설·과학 분야 발전보다 우상화 과제를 먼저 제시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경제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회 : 아무래도 먹는 문제를 먼저 내세울 수밖에 없겠지만요. 그나저나 김일성 때부터 현재까지 해마다 강조하는 거지만 언제까지 이래야 할지 참, 한심합니다. 또 아까 성과 부분에서도 지적된 것이지만 건설 사업에 대한 투자는 올해도 지속할 것 같던데요?

=네. 김정은은 이와 함께 청천강 계단식발전소, 세포지구 축산기지 건설, 평양시 건설 등을 언급하며 인민 생활 조건 개선을 위한 건설을 많이 해 자립 경제의 토대를 안겨줘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올해도 자신의 치적 쌓기 용 건설 사업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 것입니다. 하지만 경제특구 건설 등 개방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특히 분야별 과업 중에서 절약을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띄는데요. 북한은 지난해 3차 핵실험 등 각종 도발로 인해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했고 마식령·물놀이장 등 무리한 건설로 외화를 탕진했습니다. 이를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 해결하자는 김일성식 구호를 내세워 해결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사회 : 이제는 잘라맬 허리띠가 있겠는지 그게 더 의문이 듭니다. 경제 분야는 그렇다 치고 올해 사상분야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던데요.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각종 우상화 작업이 계속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 그런 대목이 많지 않습니까.

=네.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일꾼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 속에서 사상교양 사업을 강화해 그들이 언제 어디서나 오직 위대한 김일성 동지, 김정일 동지와 우리 당 밖에는 그 누구도 모른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당의 사상과 의도대로만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특히 당과 혁명대오의 통일 단결에 저해를 주고 일심단결을 해치는 사소한 현상과 요소에 대하여서도 각성 있게 대하고 철저히 극복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장성택 처형 이후 닥칠 수 있는 후폭풍을 경계했습니다.

또한, 우리 제도를 좀먹는 이색적인 사상과 퇴폐적인 풍조를 쓸어버리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여 적들의 사상 문화적 침투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등 올해에도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한 철저한 통제를 이어나갈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사회 : 올해 신년사에서는 남북관계 부분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특징인데요.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다. 이런 말까지 나왔다면서요?

=네. 올해 신년사에는 남북관계·통일에 대한 부분에도 작지 않은 비중이 할애됐는데요. 통일 부분에서는 자주 원칙,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했고, 남북관계에서는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비방 중상을 끝낼 때가 됐다는 등의 다소 유화적인 발언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통일을 위해 북과 남 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그대로 반복한 수준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지 않겠냐는 희망적인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년의 경우도 신년사 발표 직후부터 대남 위협이 가속화됐다는 점에서 당분간 북한의 태도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한편, 이번 신년사에는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 오던 강성국가, 선군 등의 용어 사용은 각각 지난해 12회, 7회와 비교해 8회, 3회로 줄었는데요. 병진노선도 1회만 언급됐습니다. 핵실험 성공에 따른 자신감과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사회 : 예전과 비교해 봐도 그렇지만 올해 신년사를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 새로운 목표나 구호를 제시하기보다는 예년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예전 신년사나 공동사설 같은 걸 보면 새로운 구호들 한두 개 정도는 제시했었는데요. 이번에는 구호조차 없는 걸 보면 아무래도 김정은이 뭔가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김정은의 전략 부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유일 영도 강화에만 초점을 맞춰져 있을 뿐 구체적인 국정 운영 전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농업을 통한 인민 경제 발전은 내각 회의를 통해 나왔던 것을 다시 강조한 것이고 남북 관계 개선 강조 또한 특별히 다른 때와 비교해 의미가 있는 메시지는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 대외 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 또한 김정은의 자신감 부재를 드러내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핵 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우지 않은 것은 중국에 대한 눈치 보기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는데요. 지난해 개발구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고 밝혔으면서도 올해 이에 대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는 것은 북한 당국의 정책적 혼선을 드러내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 그렇다면 올해 북한 신년사에 대한 외부 사회의 반응에 대해서 좀 알아보죠.

=외신들은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장성택 사건에 대해 첫 공식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는데요. AP통신은 종파 오물 제거라는 말에 주목하며 북한이 장성택 처형 이후 자신들이 더 강해졌다고 주장했다는 사실을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고모부의 숙청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며 김정은의 발언을 상세히 보도했고 중국 환구시보도 이례적으로 신년사 전문을 공개하며 장성택 이후 북한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외신들은 남북관계 언급도 비중 있게 보도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북남 사이 관계개선을 위한 분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발언을 인용하며 북한이 남북관계 회복 의지를 보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농업을 강조한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는데요. 조선신보는 신년사가 농업, 건설, 과학기술 등 3개 부문의 혁신과 성과를 지적했다며 여기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농업을 주 타격 방향으로 정한 것이라고 분석하며 구체적인 설명을 한 것입니다.

사회 : 그런데 김정은이 직접 육성으로 전한 신년사는 지난해 이어 두 번째지 않습니까? 물론 할아버지 김일성을 따라한 것이긴 하지만요.

=네. 북한의 신년사 관행은 1946년 1월 1일 0시 김일성이 ‘신년을 맞으며 전국 인민에게 고함’이란 제목의 연설을 하면서 시작됐는데요. 김일성은 1994년 사망 전까지 해마다 금수산의사당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반면 김정일의 경우 육성 신년사를 한 번도 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당보나 노동신문 등의 기관지에 자신이 직접 감수한 신년 공동사설을 게재했습니다.

김정은이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따라 지난해 19년 만에 처음으로 육성 신년사를 실시했는데요. 신년사를 발표하는 동안 말투나 몸짓 등을 김일성과 비슷하게 연출함으로써 주민들로 하여금 김일성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자신에 대한 충성심 강화로 유도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사회 : 앞에서도 밝혔지만, 김정은이 직접 신년사를 낭독하기는 했지만 실제 얼굴이 노출되는 시간은 많지 않았던데요.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네. 올해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는 26분으로 작년 21분 30초 보다는 길었지만, 김일성 시대보다는 짧다고 할 수 있는데요. 김일성의 경우 1991년에 무려 50분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중앙TV는 이날 신년사가 방송되는 동안 김정은이 신년사를 낭독하는 모습보단 노동당 청사 사진을 내보내는데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는데요. 김정은이 낭독하는 모습을 비춰준 건 신년사 시작과 말미를 합쳐 총 2분 47초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연설 시간 24분을 김정은의 연설 장면으로 대부분 채웠던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인데요.

이에 대해 김정은의 연설 능력이 김일성보다 부족해 연설하는 영상을 최소화하고 노동당 청사 사진으로 채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장성택 처형 이후 심리적으로 불안한 김정은이 연설 도중 미숙함을 보여주지 않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 : 어쨌거나 북한 주민들은 이제부터 그 잘난 신년사를 학습하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활발한 노력을 해야 할 텐데요. 이에 더 한심한 노릇이 아니겠습니까.

=네. 북한에서는 매년 신년사가 발표된 이후 모든 주민에게 이를 암송할 것을 지시하고 관련된 후속 사업을 진행하는데요. 그러나 신년사 전문이 평균적으로 1만 9백 자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경우 간부들로부터 불이익을 당하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참여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해마다 신년사가 나오면 1월 한 달 동안은 신년사 독보로 모든 일정을 시작하며 원문 암기는 물론 문답식 경연까지도 진행해야 합니다.

사회 : 네. 지금까지 김정은이 발표한 올해 신년사와 관련해 데일리NK 양정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비록 신년사를 통해 본 북한의 2014년은 밝지 않지만요. 북한 주민들 스스로 지금까지 잘 헤쳐 나왔던 것처럼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미래를 개척해내리라 믿어봅니다. 양정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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