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전대통령 서거] 非盧 뒤늦은 `화해의 발길’

무소속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의원, 민주당 추미애 천정배 의원 등 비노(非盧)진영 `잠룡’들이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차려진 김해 봉하마을에 속속 집결했다.

이들 상당수는 참여정부 장관으로 발탁,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 전면에 섰지만 2007년 대선 등을 앞두고 정치적 결별을 고하며 등을 돌렸던 케이스.

노 전 대통령도 당시 열린우리당 해체를 주장한 정 의원, 김 전 의원에게 `구태정치’, `꼼수’, 한나라당에서 구여권으로 합류한 손 전 대표에게 `보따리 장수’라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었다.

이들은 끝내 껄끄러운 관계를 풀지 못했지만 `구원’을 뒤로 한 채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에게 뒤늦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있어서는 안 될 아픔으로 명복을 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공천배제와 무소속 출마 과정에서 `친노386’과 각을 세웠던 그는 전날 봉하마을을 찾았으나 일부 노사모 회원 등이 “뭐하러 왔느냐”라며 막아서면서 발길을 돌린 뒤 인근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2002년 대선 때 추 의원과 함께 노무현 후보 선대위를 이끈 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 장관을 지냈으나 2007년 6월 탈당과 함께 비노 주자의 선봉에 섰다.

그 해 10월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노 전 대통령과 두 차례 정도 전화통화를 가졌지만 어색한 관계를 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전 11시쯤 조문한 손 전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애통한 마음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뜻이 많았을텐데, 못다 이룬 뜻을 저희가 받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춘천으로 돌아갔다.

추 의원도 비슷한 시각 빈소를 방문, “슬픔과 분노,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 그 곳에서 등대지기 같은 역할을 해 주시길 빈다”며 울먹였다. 그는 2003년 분당에 반대,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며 노 전 대통령과 갈라섰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이들 세 사람은 조문 후 접견실에 모여 고인을 추억하기도 했다.

전날 봉하마을에 내려온 김 전 의원은 장례 기간 내내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그는 “충격적이고 믿을 수 없는 일로, 국민이 모두 슬퍼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이 어떻게 국가를 운영했는지 국민도 알 것”이라고 애도했다.

앞서 참여정부 법무장관 출신으로 2007년 초 탈당, 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천 의원도 전날 방북길에서 돌아온 뒤 빈소로 직행했다.

민주당 차기 대선주자군 가운데 정세균 대표는 노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있어 이들과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2007년 열린우리당 마지막 의장을 맡아 친노를 아우른 `분열없는 대통합’을 주도했으며, 현재 친노386그룹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그는 전날 상주인 건호씨와 함께 직접 문상객을 맞으며 밤을 샜다.

한편 정 의원은 조문 후 당 지도부 및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으나 공천과정에서 정면충돌했던 정 대표는 이미 상경한 뒤여서 `조우’는 불발됐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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