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 “한해만 더 살아계셨으면…”

14일 인천 연수구 적십자사 화상상봉장에서 이뤄진 이복 누나들과의 만남에서 장영택(54)씨는 지난해 돌아가신 아버지 장규섭(93)씨 생각에 말을 잇지 못했다.

평안남도 개천군 북원면이 고향인 아버지 장씨는 한국전쟁 중 아내와 세 딸 영숙(62), 영실(58), 영희(57)씨와 생이별을 한 뒤 홀로 남한으로 내려왔다.

남한에서 얻은 아들 영택씨는 “아버지는 평생 북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셨다”며 “20년 전에는 만약 당신이 딸을 보지 못하고 죽는다면 나보고 대신 만나달라며 편지까지 써 놓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가 “아버지는 북의 가족들을 찾고자 이산가족 상봉 신청, 방송 출연 등 많은 노력을 하시다가 지난해 7월 돌아가셨다”고 하자 북의 세 누나들은 아버지 생각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냈다.

첫째딸 영숙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많이 앓지는 않으셨는지 물어보며 “찾아놓고 왜 벌써 돌아가셨냐”며 안타까워 했다.

장씨가 특히 귀여워했다는 둘째딸 영실씨는 “동생을 보니까 마치 아버지를 보는 것 같다”며 빛바랜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을 흔들었다.

영택씨는 “아버지가 하늘에서 누님들을 보고 계실 것입니다”며 “아버지 대신 제가 누님들을 만나게 돼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통일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서 직접 만나자고 약속하며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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