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 “아이고 세상에, 내가 누나여”

“아이고 세상에, 나 몰러? 나여”, “누님이에요? 나 알어보겄습니까? 누님”

13일 오전 수원시 인계동 대한적십자 경기지사에서 북측의 남동생 한만수(76)씨와 화상상봉한 한양순(83) 할머니는 56년 만에 처음 보는 동생을 보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조카, 시누이와 함께 상봉장을 찾은 한 할머니는 회색 양복에 커다란 안경을 쓴 동생 만수씨의 얼굴을 조금이라도 자세히 보려고 만수씨의 모습이 비치는 TV 앞으로 몸을 숙이며 자꾸만 손을 내밀었다.

한 할머니가 동생 만수씨와 헤어진 것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다음해인 1951년. 당시 경기도 화성군 양감면에서 농사일을 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다 평택군으로 시집간 한 할머니는 만수씨가 의용군으로 끌려간 것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얼굴 한번 보지 못했다.

생사조차 모른 채 죽은 줄로만 여기고 동생 제사까지 지내왔다는 한 할머니는 동생의 얼굴을 보자마자 “아이고, 세상에…내가 살아있으니까 지금이라도 동생을 보는거여, 얼마나 감사한 줄 몰러”라며 얼굴 가득 함박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생이별을 해야 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린 한 할머니는 “그때 만수가 18살이었는데 어려운 집안을 돕겠다고 여기저기 일을 나가며 돈을 벌었다”며 “장남인 형과 어린 동생들을 대신해 의용군으로 자진해 끌려간 착한 동생이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을 붉혔다.

조카들이 아버지와 오빠의 오래된 사진을 만수씨에게 보여줄 때도 한 할머니는 만수씨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한 손에 든 손수건으로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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