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 “기억하니? 남매 같았던 우리…”

13일 오전 이뤄진 제 6차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통해 조카 정초월(76.여)씨를 다시 만난 삼촌 정종관(77)씨는 벅차오름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수십년만에 북측의 조카를 다시 만난 종관씨는 1살 차이로 남매처럼 지냈던 조카 초월씨와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내고는 아련한 기억에 젖어 들었다.

종관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큰형 정종삼(96)씨에게도 조카의 이름을 큰 소리로 확인해주며 기억을 되살리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백수를 눈앞에 둔 삼촌 종삼씨는 조카를 기억하진 못했지만 초월씨가 보여주는 사진속의 인물들이 하나씩 거론될 때마다 귀를 기울였고, 삼촌이 기억해내는 듯 고개를 끄덕이면 조카는 몇개 남지 않은 이를 내보이며 환하게 웃기도 했다.

정씨의 아들들이 커서 서울대도 들어가고 잘 되었다는 말을 듣자 한동안 영문을 모르는 표정을 짓던 초월씨는 좋은 대학이라는 주위 설명에 “그래 정씨 가문이 머리가 좋지.”라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초월씨는 “정씨 가문에 대가 끊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다들 건강하고 잘됐다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며 연방 웃음꽃을 피웠다.

삼촌 종관씨는 “긴 세월이 흘러 이젠 서로 기억에도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새록새록 기억이 나니 감회가 새롭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으나 북측 가족들 대부분이 돌아가셨다는 얘기에는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양측 가족은 2시간의 상봉이 끝난 뒤 통일이 되어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며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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