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상봉] “고모를 보니 여동생과 닮았네요”

“조카들을 보니 참 잘 생겼어. 참 기뻐. 나오길 잘했어.” “고모를 보니 우리 여동생과 닮았네요.”

15일 광주 적십자사 화상상봉장에서 진귀순(76.여)씨가 평양 화상상봉장의 북측 조카 효승(56)씨와 상태(55)씨 형제를 보며 반가워하자 형제는 평생 처음 본 고모의 모습에 자연스레 여동생의 얼굴을 떠올렸다.

비록 화상에 비친 모습이지만 고모와 조카는 이렇게 반세기의 세월을 넘어 처음으로 서로 모습을 확인했다.

“고모부도 눈이 좋아 우리 모습을 보시면 좋겠는데…” 북측 조카들은 고모와 함께 나온 고모부 이윤홍(81)씨가 시각장애로 자신들의 모습을 잘 못 본다는 말에 못내 아쉬워했다.

2시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광주의 고모와 고모부, 평양의 조카들은 가족들이 살아온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몰랐다.

11년 전 북한에서 세상을 떠난 진씨의 오빠는 일제시대 일본에서 공장 근로자로 일하다 한국 여자와 결혼해 효승씨와 상태씨를 낳았고 해방 후 가족들과 함께 북한으로 갔다. 진씨의 오빠는 북한에서 아들 3명과 딸 1명을 더 낳았다.

진씨는 “오빠 얼굴을 보는 것이 평생 소원이었는데 조카들의 모습이라도 보니 이제야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진씨가 “언제 한 자리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한 상에서 밥도 먹고 싶다”고 말하자 조카들도 한 목소리로 “통일이 되면 남쪽에 있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산소에 술을 부어드리겠습니다”며 맞장구쳤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