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을 넘어] 정확한 北정보 시민사회 공유절실

▲ 데일리NK와 좋은 벗들의 웹사이트

최근 두 개의 충격적인 북한 뉴스가 터져 나왔다.

하나는 회령 국경 경비대원 20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성 정치범 수용소에서 수인 120명이 외부와 협력하여 집단 탈출했다는 것이다. 만약 이 뉴스가 사실이라면 북한 내에 지금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

한국의 휴전선 경비병 20명이 집단 탈출하고 교도소(가령 춘천) 수인 120여명이 외부의 협조를 받아 집단 탈출에 성공했다고 한다면 이는 한국 정부의 국방, 치안 유지 능력이 거의 붕괴되었다고 볼 수 있는 사건인 것이다.

시민사회, 정확한 북한 뉴스 알 권리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뉴스를 보는 독자의 입장이다. 사실 이 뉴스를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하다. 이는 그 뉴스를 보도한 매체를 신뢰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교차 확인이 안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를 매번 확인해 주는 것도 아니다. 또 정부가 이런 보도가 있을 때 마다 매번 확인해 주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럴 경우 시간이 약이다. 시간이 좀 지나가 버리면 독자들의 머리 속엔 그런 보도가 있었지 하는 잔영만 남을 뿐 이다. 그게 정말 사실인지 아닌지는 확인하지 못한 채 그냥 넘어가는 것이다.

시민사회 입장에서 북한에 대한 정확한 뉴스를 알아내는 것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시민사회의 올바른 공론을 형성하는 측면에서 그렇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적확한 대북 정책을 수립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과거에 북한 정보는 국정원 등 정보기관만의 관심사였다. 또 국가보안법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 정보는 정부가 독점할 수 밖에 없도록 제도를 만들었다. 그러나 민주화 과정에서 북한 정보의 정부 독점 폐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표적인 폐해가 80년대 학생 운동 내부에서 친북 주사파의 확산이다.

친북 주사파가 그렇게 확산된 배경 중의 하나는 북한 정보를 정부가 독점하여 학생들은 북한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는 데 있다. 학생들은 한국 군사독재에 대한 반감에서 북한의 좋아 보이는 점만을 받아들였고 그 결과 북한사회의 본질과 극악한 독재체제는 마치 ‘민주주의의 이상적 형태’로, 후진 경제체제는 ‘인간적인 경제체제’로 미화되었던 것이다.

시민사회는 정확하고 공인된 정보를 원한다

지금도 80년대 만큼은 아니지만 북한내부 정보에 대한 상이한 가치판단이 시민사회의 제대로 된 공론을 모으는 데 장애로 되고 있다. 가령 2006년 여름 북한이 큰 수해를 입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동시에 그건 과장되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공론이 형성되지 못한 것이다. 이에 시민사회는 수해를 입었다는 북한에 지원을 해야 되는 건지 말아야 되는 건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론을 낼 수가 없다.

대북정책 수립도 마찬가지다. 올바른 대북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북한 현실에 대한 올바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책은 시민사회 여론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때문에 북한 현실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으면 시민사회가 공론을 형성하지 못하고, 이는 대북정책 수립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이후로 시민사회 내에서는 정부가 제공하는 북한 정보도 불신하는 경향이 강하게 싹트고 있다. 그 정부가 좌파적인 정부면 우파 쪽에서 그 정보를 불신한다. 만약 다음 정권에서 우파 쪽이 정권을 잡게 된다면 좌파 시민사회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북한 정보를 불신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물론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운 근본적인 원인은 김정일 정권 그 자체에 있다. 김정일 정권이 자신의 독재를 유지, 강화하기 위해 북한 내부 현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극력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90년대 중후반 대량 아사가 일어나도 외부 사회 지원이 힘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보 통제의 궁극적인 책임이 김정일에게 있다고 해서 세계 시민사회의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 주민 수 백만이 굶어 죽은 일차적 책임은 당연히 김정일에게 있지만, 그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불상사를 방치한 데에는, 가까이는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멀리는 인류사회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북한 내부 정보 알리는 NGO에 정부 지원 필요

이런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 볼 때 시민사회 스스로가 북한 내부의 정확한 정보를 취득하고 공유하는 노력은 우리 사회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북한 주민들과의 인류애적 연대를 위해서도 절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대북정책 수립의 효율성, 집행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시민사회가 대북 정보를 취득하고 공유하는 노력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이 폐쇄사회인 만큼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알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수반된다. 북한 내부 상황을 전달하는 데에는 탈북자에게 많이 의존하는데, 비록 일부에 불과하지만 탈북자 중에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거짓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또 북한 내부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 내부 정보를 취급하는 NGO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프로페셔널이어야 한다. 우선 북한 내부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할 수 있는 정확한 안목을 길러야 한다. 또 어떤 정보가 한국의 시민사회의 공론 형성을 위해 가치가 높은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아울러 정보 수집 과정에서 물리적 위험에 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보 기관의 요원과 같은 민첩성, 보안 유지 능력 등이 필요하다.

NGO 지원 네 가지 기준

이렇게 볼 때 우리는 한국 정부가 북한전문 언론과 NGO를 지원할 때 그 지원 기준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크게 네 가지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첫번째, 정보의 정확성 여부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시민사회에 알리는 NGO에게 더 많은 지원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 정보기관이 취득하는 정보와 교차 확인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두번째는 정보의 가치이다.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 보다는 당연히 얻기 어려운 정보의 가치가 높다. 이런 가치가 높은 정보를 시민사회에 제공하는 NGO에게는 응당 더 많은 지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정보 취득 과정에서 취재자의 리스크 관리의 전문성 여부이다. 앞서 말했지만 북한 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이 따른다. 신체적인 위험이 있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 일은 어렵고 어려운 만큼 가치가 있는 일인 것이다. 이런 위험들을 잘 관리하고 예방하는 NGO일수록 프로페셔널 하다고 할 수 있다.

네번째는 북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원의 인권보호 문제이다. 어쨌든 주요 정보는 사람을 통해서 전달된다. 그 사람이 탈북자이든, 국경 상인이든, 아니면 내부 소식통이든 이런 정보원들이 있기 때문에 북한 뉴스가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추어 언론이나 메이저 언론사들도 특종 경쟁에만 매몰되다 보면 취재원 보호 등 정보원의 인권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보원의 사진을 공개한다거나 그의 신원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여 취재원 자신이나 그 가족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 말이다. 아무리 정보가 필요하고 중요하다 해도 인권을 무시하면서까지 정보 수집 활동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 이는 철저히 비판되고 경계되어야 한다. 인권보호 수칙을 어기는 NGO들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필자는 북한 내부 정보에 대해 궁금할 때 두 개의 단체에서 발간하는 자료들은 반드시 참조한다. 하나는 DailyNK이고 다른 하나는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이 발간하는 ‘오늘의 북한 소식’이다.

DailyNK는 아마 인터넷 언론 중에서 특종을 가장 많이 하는 언론일 것이다. 그만큼 북한 내부의 가치 있는 정보를 정확하게 보도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좋은 벗’들에서 매주 발간하는 ‘오늘의 북한 소식’은 북한 주민들의 일상 생활을 파악하는 데 아주 유익하다. 북한의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한 글을 쓸 때면 반드시 ‘오늘의 북한 소식’을 참고한다. 그래서 정부의 지원금이 제공된다면 이 두 단체에는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두 단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좀더 많은 단체들이 북한 소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동시에 기성 제도권 언론의 분발을 당부하고 싶다. 최근 ‘연합뉴스’가 중국 심양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했다. 이는 아주 고무적인 소식이다. 연합뉴스 뿐 아니라 한국의 주요 언론, 방송사들도 북한과의 국경지역에 상주 특파원을 파견해야 한다.

그리하면 북한 소식을 전달하는 공급자 시장도 좀더 다원화되어 건설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시민사회의 대립과 분열은 완화되고 한국 사회는 한층 성숙해질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 입안과 집행도 훨씬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