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사진] 쓰레기장에서 먹고 자는 이 어린 꽃제비들…

▲ 쓰레기장에서 숙식하는 어린 꽃제비 ⓒ좋은벗들

석달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건
샛하얀 쌀밥이라 했다

두달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건
불에 구운 메뚜기라 했다

한달전에 내 동생은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건
어제밤 먹었던 꿈이라 했다

내 동생이 살아있다면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건
이 달에는 뭐라고 했을까…

(탈북자 詩)

지난 4월 함경북도 지역에 내린 때아닌 폭설로 쓰레기장에서 숙식하던 꽃제비 두 명이 서로 부둥켜 안고 눈에 파묻힌 채 얼어죽은 사건이 발생했다.

매서운 겨울 추위를 근근히 버텨온 아이들이 때아닌 폭설에 속절없이 사그라진 소식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 사건은 북한 아이들 상당수가 여전히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좋은벗들>에 따르면, 최근에도 먹을 것이 없어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꽃제비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꽃제비는 단순히 배고픔을 넘어 심신을 파괴하고 사회적응의 실패로 돌아온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 단체는 최근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열심히 공부해도 상급학교에 진학하여 출세를 할 수 있는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학습동기가 현저히 낮은 편”이라며 “돈 없는 집의 자녀들은 결석을 하거나 시간을 때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회령시 모 중학교 5학년 한 반의 경우, 출석하는 학생 열명 중 아홉명은 책가방을 챙겨오지 못하고 있다. 교과서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데다 필기도구와 학습장을 갖추려면 돈이 많이 들어 미처 구비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부유한 가정의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외국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10대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있는 집의 자녀들은 과외학습과 함께 준비물도 잘 챙겨온다. 또한 친구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밤에는 부모의 눈을 피해 뒷골목에 모여 외국음악에 맞춰 디스코 춤을 추기도 한다.

이같은 현상은 90년대 중반 식량난 이후 장사로 돈을 잘 버는 계층이 생기면서 학생들도 잘 사는 부유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으로 나뉘어졌기 때문이라고 소식지는 설명했다.

이들은 학교에서 대부분 담배를 피우고, 여학생들은 책 대신 가방에 화장품을 챙겨 다닌다는 것.

또 학생신분으로는 적잖이 부담이 되는 식당에 출입하거나, 노래방에서 빙두(각성제의 일종)를 흡입하며 놀기도 하지만 학교측에서는 특별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 충격을 던져줬다.

오히려 교사들이 간부 집 자녀들이나 부유한 집 자녀들이 눈치를 보는 형편이다. 학생들에 대한 문제가 들어와도 교사들이 알아서 무마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학과 성적이 좋지 않아도 올려주는 등 알게 모르게 신경을 많이 써준다.

교사들도 어려운 생활난으로 학부모의 지원이나 선심에 기대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현주 기자 lh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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