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 前대사] “中, 한반도비핵화 北정권 유지 동시추구”

▲ 한승주 前 駐美 대사 <사진:연합>

한승주 전 주미대사(고려대 교수)는 24일 고려대학교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아시아의 질서와 한국의 역할’ 기조발제에서 “중국의 한반도 정책이 비핵화와 북한 정권의 유지라는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면서 북핵문제 해결의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차 북핵위기 당시에는 중국이 북한 정권을 희생시키면서도 북한 핵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지금은 비핵화와 북한 정권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주변국으로부터 대(對)북한 영향력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비판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사는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고 EU 등 서방 세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좋은 이웃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이 부상하면서 평화적이며 긍정적인 역할로 자리매김되고 있기 때문에 북핵문제에도 긍정적 역할을 예상했다.

김정일, 이라크전 보며 핵보유 결심

한편, 한 전 대사는 북한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지켜보면서 ‘핵무기를 가져야만 미국이 침공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더욱 강하게 가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화된 반면, 미국은 강경한 입장에 비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를 끝까지 고집할 것인지는 답하기 어렵다면서, 일단은 협상을 통한 해결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낮다 해도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며,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최악의 상황에서 주변국의 적극적 노력을 끌어내는 데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1차 북핵위기 당시 외무부 장관(1993∼94년)을 지낸 한 전 대사는 당시에 북한은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양자구도 협의를 가졌지만, 미국이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3자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은 한국을 배제하는 대신 “미국이 문제다”는 입장에서 남과 북이 공조하여 미국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을 고립시키는 1:5 구도 성립을 위해 추구하고 있다며 경계를 촉구했다.

또한 북한은 현재 6자회담이라는 다자구도에서 참가국들의 입장 차이를 이용하여 핵개발을 계속 강행하는 한편, 경제적 이득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주현 기자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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