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개성은 열렸지만 개성 사람들은 갇혀있어”

2007년 3월20일부터 6월 20일까지 남측의 민족화합운동연합과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는 “제3차 개성 청소년 평화통일의 숲 가꾸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석 달 가량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매주 화, 수, 목요일마다 열린다. 당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행사는 오전 나무 심기와 점심 만찬, 그리고 오후 개성 공단 시찰로 구성됐다.

매 행사 때마다 2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나무심기는 다수의 남한 사람들에게 북한과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했다. 참석자들은 나무 심기를 통해 통일의 소망을 다지는 동시에 개성 공단 방문으로 남북 경협 현장을 직접 보는 기회를 가졌다.

기자는 5월 4일을 배정받아 개성에 다녀왔다. 북한에 대해 수없이 말하고 들어왔지만 북한땅을 처음 밟아본다는 설레임으로 적잖이 흥분됐다.

▲ 남측출입국사무소에서 출국 전 참석자들이 주의 사항을 교육받고 있다. 안내자는 체제 언급과 북측 비하 발언을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데일리NK

▲ 남측출입국사무소를 나갈 때 반입금지품목을 검사하는 절차가 있었다. 반입 금지 품목에는 신문, 잡지,성경,노트북,핸드폰이 포함됐다. ⓒ데일리NK

짧은 하루 방문이지만 북한이 폐쇄사회라는 점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반입금지품목을 제거하고 북에 들어갈 때부터, 디지털카메라의 사진을 검열당하고 나오는 순간까지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참석자들은 이 날 개성 공단 인근 야산에서 배나무 400여그루를 심었다. ⓒ데일리NK

물론 나무 심기 자체는 즐겁고 보람된 일과였다. 배나무를 심은 후 지급받은 이름표에 이름을 적어 통일 후 다시 오기를 기대하며 나무에 매달았다. 그 곳에 있는 나무들은 이미 상당수가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 공단 내 마련된 상점에서 각종 북한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개성 내 상점에서는 달러만 허용됐다. ⓒ데일리NK

점심 만찬 역시 훌륭했고, 상당히 많은 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같은 민족인만큼 음식은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대신 들쭉술 같은 특산물이 별미였고, 털게와 냉면이 괜찮았던 걸로 기억된다. 식사 후에는 옆의 판매점에서 백두산들쭉술과 향암꿀 한 통을 20달러에 구입했다. 특산물은 훌륭했다.

▲ 동행하던 노동당원이 공사 현장에서 시공 중인 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NK

그러나 개성 공단 넘어로 군데 군데 보이는 주택가의 모습은 을씨년스러웠다. 회칠한 벽돌집에 유리창이나 제대로 된 문없이 기와를 이고 있던 집들은 사람의 온기를 찾기 힘들었다.

▲ 현대 아산 안내관에서 내려다본 개성의 전망이다. 아직 미분양된 부지가 많이 보인다.ⓒ데일리NK

▲ 현대 아산 관계자가 개성 공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NK

▲ 북한 근로자가 개성 공단 내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날 참석자들은 공장 한 곳을 시찰했다. ⓒ데일리NK

▲ 북한 근로자가 일하는 모습이다. 남측 대표는 북측 근로자 생산성이 남한의 70,80%수준이라고 말했다. ⓒ데일리NK

같은 노동자라도 남한 사람과 피부색부터가 다르다. 그나마 잘 대우받는 편이라고 하지만 인민군부터 남한 군인과의 체격 차이가 심했다.

북한의 산과 들도 가난에 매여 있는 것 같다. 땔감과 뙈기밭으로 민둥산이 된 북한의 산과 들녘이 내 살 베아낸 듯 가슴을 저미게 한다.

개성에서는 인민의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서 새장 속의 새를 떠올렸다. 개성은 열렸지만 개성사람들은 여전히 갇혀있는 것 같다.

개성을 떠나 서울로 와서 다시 사람들을 볼 때 모두 하나같이 다른 옷을 입고 있다는 것과, 빌딩의 숲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큰 축복임을 새삼 실감한다.

권희재 대학생 인턴기자(서울대학교 전기과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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