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초대석] 동명한 중진공 남북협력지원실장

“우리 중소기업들이 북한을 제대로 알고 진출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북협력지원실의 동명한 실장은 경영난을 겪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대북 진출을 돕는 도우미로 9년째 일하고 있는 남북 경제협력의 산 증인이다.

남북협력지원실은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된 2000년 4월 생겨나 북한에 진출하려는 중소기업들을 위해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해주고 북한과 협상 및 계약 체결 등을 지원하는 기구로, 지원실 직원 1명이 개성공단의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 상주한다.

지원실은 또 자금난을 겪는 북한 진출 기업들에는 설비자금과 운전자금을 지원하기도 하고 공장가동에 필요한 기술지도도 벌이며, 해외 수출을 원하는 기업들에는 판로를 주선해주기도 하는 등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실 출범 때부터 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각종 대북 협의를 위해 평양은 5차례 다녀왔고, 개성은 한달에 1∼2회씩 방문한다.

그는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남북경협의 주체는 중소기업들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좀 더 나은 투자환경을 찾아 북한으로 향하는 중소기업들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가 대북진출 중소기업을 도우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북한측에 시장 시스템을 설명하고 이해시켜 우리 기업들에 보다 나은 투자환경을 마련해줄 때.

동 실장은 “안동 대마의 임가공 사업을 지원할 때 북측에서는 토지와 노동력만 제공하고 나머지 모든 투자는 남측 기업이 알아서 하라면서 이것이 ’50대 50의 투자’이고 관행이라고 주장했다”며 “당시 해당 기업과 북측간 협의를 지원하면서 북측의 주장이 무리한 협상 조건이므로 공장만큼은 북측이 지어줘야 한다고 요구해 관철시켰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북측에 진출하는 우리 중소기업들이 투자비 부담을 느끼지 않고 많은 이익을 낼 때만 북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이 닳도록 설명했다는 것.

그는 북측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남쪽에서도 미운 오리새끼고 북쪽에서도 미운 오리새끼”라며 “우리 중소기업을 위해서라면 미운 오리새끼로 낙인 찍혀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 북측 사람들도 웃는다고 전했다.

북측에 쓴소리를 마다 않는 게 도리어 신뢰를 쌓아, 북측에서도 중진공의 투자 타당성 검토를 받은 기업만 유치하겠다고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특히 요즘 들어서는 북측이 투자 유치에 과거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북측에서 전기.전자 업체를 보내줬으면 하기에 타당성 검토 후 7개 업체를 선정, 개성에서 협의를 할 때 북측은 30여명의 전문인력을 파견해 자신들의 IT(정보기술)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며 “북측이 자랑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겠지만 그만큼 협력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이다”고 동명한 실장은 말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에서 외국기업 환경이 변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빠지면서 중소기업들 사이에서 대북 진출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동 실장은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중국과 동남아로 나갔던 중소기업들이 더 이상 설 땅이 없는 것 같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개성공단 2단계 사업과 남포나 해주 등 제2의 개성공단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북경협은 정부의 대북정책이 어떻든 우리 중소기업의 필요성에 의해 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이라며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중소기업과 달리 북한 진출 기업에 지원하면 형평성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국내적으로 조성된 열악한 환경이 중소기업들을 리스크(위험)가 많은 곳으로 나가게 하는 것 아니냐”며 “대북 진출을 기업의 책임으로만 하게 하는 것은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다.

남한 중소기업들의 북한 내륙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동 실장은 “남한에 쌓여있는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북한에서도 접목해 보고 싶다”며 “협동화 사업이나 기술지도 등을 북측 지역에 접목하면 우리 기업들이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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