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초대석]’납북가족 도우미’로 변신한 이금순 박사

“그동안 우리 사회가 챙기지 못했던 납북가족 한 분 한 분의 권리를 찾아드리고 싶어요.”

통일연구원 이금순 선임연구위원은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 체결 이후 납북 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총리실 산하에 만들어진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심의위원회’ 위원장에 작년 말 선임됐다.

이 연구위원은 통일연구원에서 처음으로 ’북한인권백서’가 발행된 1996년부터 지금까지 북한의 인권문제에만 연구를 집중해온 몇 안 되는 국내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그동안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몰두해온 ’납북자 문제 박사님’.

특히 통일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남북회담에서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략과 아이디어를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했고, 이산가족 상봉 등에 조언을 하기도 했다.

위원회에 소속된 9명의 위원들이 호선으로 위원장을 뽑는 과정에서 위원장직을 맡으라는 주변의 요구에 주저하기도 한 이금순 연구위원은 “납북가족단체와 정부 사이의 갈등, 우리 사회가 납북자 문제를 정치적으로만 이해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선뜻 맡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위원장이 된 만큼 그동안 연구실에서 책과 문서 속에서 쌓은 경험과 지혜를 현실 속에 반영하는데 온 힘을 쏟을 계획이다.

이금순 위원장은 “납북가족을 위한 법과 위원회가 만들어진 만큼 그동안 우리 사회가 챙기지 못하고 소외됐던 개인들의 권리를 해결하는데 노력할 것”이라며 “납북자 문제가 상당히 정치화됐지만 정치적 접근이 아니라 개인의 아픔을 보듬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납북가족단체들이 법률과 시행령 내용에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위원장을 맡게 된 만큼 ’치우침’이 없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데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1993년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딴 이 위원장의 학위논문 주제는 경제성장과정에서 한국 여성의 역할과 위치에 관한 것.

여성학자가 남북 간 인도주의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묻자 이금순 위원장은 “당시 지도교수님이 인권문제 전문가였다”며 “여성도 우리 사회의 소수자로 권리를 찾는데 노력해야 하는 것 처럼 납북가족도 소수자이고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납북자 문제가 너무나 정치적으로만 해석되고 있는데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납북자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단번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당시 우리 사회가 개인의 권리를 거의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아픔을 달래가면서 점진적으로 해결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납북자 문제가 미묘한 사안인 만큼 우선 남쪽에 있는 납북가족들이 그동안 겪은 일상을 모두 털어놓음으로써 우리 사회가 그들의 아픔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심의위원회는 납북피해자 가족이 관련법령이 규정한 서류들을 구비해 ’납북피해자 지원단’에 보상을 신청하면 지원단이 1차적으로 검토한 신청 서류 등을 심사해 보상금의 규모와 지원범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납북피해자 보상법 시행령은 납북자 가족에게 지급되는 피해위로금을 최대 2천772만원, 귀환 납북자에게 지급되는 정착금을 최대 약 1억4천만원으로 확정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