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지원국 해제] 美, 일본 `달래기’ 주력

미국 행정부는 26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에 상응한 조치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침을 미의회에 통보하면서 일본 입장을 `배려’하는데 신경을 썼다.

일본은 그간 6자회담 진행과정에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가 `소외’되고 있다며 공공연히 불만을 표시해 왔고, 최근 북한 테러지원국 지정해제설이 나올 때마다 워싱턴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하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서만 본다면 북한이 테러지원국에 지정된 이유 가운데 일본관련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미 행정부가 이를 강행한 데 대한 섭섭한 감정이 없을리 없다.

당장 일본의 납치희생자 단체들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고, 일본 행정부 내에서도 겉으로는 “미일 동맹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야속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1970년 일본 민항기 `요도호’를 납치한 적군파 `테러리스트’들을 북한이 보호하고 있고, 2005년에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테러문제의 하나로 본다는 미국의 입장정리가 있었는데,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테러지원국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일본과 긴밀히 협력, 조율하면서 북한이 신속히 납치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도 “일본에 있는 내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런 프로세스가 일본인 납치문제를 뒷전으로 미뤄두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납치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북한이 이 문제를 해결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방8개국(G8) 정상회의에 앞서 일본 오사카를 방문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일본 `달래기’에 가세했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 일본인 납치문제를 비롯해 많은 문제를 남겨놓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중요한 인권문제인 납치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는 일본과 북한이 이 문제와 관련해 직접 협상과 대화를 갖기를 계속해서 권고할 것이며, 미국은 그런 논의과정을 적극적으로 모니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럽에는 영국, 아시아에는 일본을 중요한 협력자이자 조력자로 삼아온 부시 행정부가 임기내 최대의 외교적 치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북핵 해결과정에서 일본인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나 않을까 적잖이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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