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기자] 北주민들은 핵실험을 내심 어떻게 볼까?

▲ 북한 TV에 방영된 영변 핵시설

이번 북한의 핵실험을 북한주민들은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조선중앙통신의 핵실험 성공에 대한 뉴스는 북한사람들에게 민족적 자부심을 확고히 가지게 하는 중요한 계기이다. 이것이 사실이다. 왜냐 하면 많은 북한사람들은 당연히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핵에 대한 80년대 북한사람들의 생각

198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군비경쟁에 열을 올리며 고성능 핵탄두와 운반기술 개발에 골몰했다. 유럽에서는 나토군과 바르샤바군이 대치하고 있었다. 당시 북한주민들도 소련제 핵무기가 북한의 어느 비밀기지에 반드시 있다고 생각했다.

노동신문은 매일 같이 한국에 1천여 개의 미국제 핵미사일이 배치되어 핵단추만 누르면 북한을 향해 발사된다고 선전했다. 때문에 당연히 북한에도 그에 상응한 핵무기가 배치되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1984년 봄 나는 시(市)에서 진행하는 수학, 물리, 외국어(러시아어) 시험에 참가했다. 성적 순위로 3등까지는 다시 시험을 치렀다. 거기에서 합격된 1명이 평양으로 올라갔다. 그 합격생은 바로 김일성고등물리학교(핵물리학교)에 입학하였다. 나는 예선에서 떨어졌다.

선생들은 그 학교 이름을 ‘영변 핵물리학교’로 불렀으며 수재들을 골라 핵물리박사로 키운다고 했다. 영변핵물리학교에 입학하면 그의 미래는 확정된 것이며 그의 부모들도 많은 혜택을 받는다. 북한은 이미 최고 수재 고등학생들까지 모아 1960년대부터 핵전문가들을 키우고 있었다.

민족제일주의 젖은 주민들에게는 ‘힘나는 뉴스’

1980년대 후반 북한에서는 김정일의 지시로 1만톤 프레스와 대형 산소분리기를 만들었다. 이 기계들만 있으면 다른 설비들을 수입하지 않아도 자력으로 원자탄을 만든다는 소문이 돌았다. 북한사람들은 “아,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하는구나” 하며 좋아했다.

1993년 북한이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하면서 정세가 긴장됐을 때는 이미 많은 북한사람들이 영변핵시설을 알았고 자부심을 가졌다. 그때는 나 역시 우리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랑으로 여겼다.

10월 8일은 김정일이 당 총비서로 추대받은 날이며 9일은 당창건 기념일 전날이다. 하지만 북한사람들은 별로 달갑지 않은 명절이므로 요즘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호기심을 가지는 핵무기를 자체의 기술로 실험에서 성공했다는 발표는 민족제일주의 사상에 젖어 있는 북한사람들에게는 힘있는 뉴스로 들린다.

바로 이것을 노린 김정일이 10월 9일을 택했던 것이다. 불안한 민심을 조금이라고 가라앉혀 보자는 의도였던 것이 분명하다. 탈북자들은 이런 사실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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