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시각] 北, 6. 15 대표단 축소요구 배경은?

▲ 南대표단 축소는 김정일의 변덕일 것

6월 1일 북한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6.15공동선언 기념행사’ 남측 대표단 참가규모를 줄여달라고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70명 규모의 정부대표단과 6백15명 규모로 합의된 민간대표단의 평양방문에 적색등이 켜졌다.

남북은 지난달 28일 개성에서 당국간 실무협의를 갖고 양측이 6.15 기념행사에 장관급을 단장으로 하는 20명씩의 대표단을 파견하고 남한은 자문단과 지원 인원 등 50명을 포함, 모두 70명이 참가하기로 합의했었다.

반미친북 + 민족공조 + 내부선전용

북한이 내건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이 최근 핵문제와 관련해 대북압박과 비난의 도수를 높이고, 남한에 스텔스 전폭기를 투입하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북한은 어떻게든 남한과 미국을 이간시켜 민족공조의 틀에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평양에 오라고 남한 대표단을 한껏 ‘흥분’시켜놓고, 미국 핑계를 대는 것이다.

지금 북한내부에서는 남한의 비료와 민간단체들의 지원품을 챙길대로 챙기면서 “장군님의 위대한 용병술에 적들이 쩔쩔 매며 선물을 갖다바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을 것이다.

장관급 회담에서 주도권 잡기

김정일이 남측대표단을 초청해 놓고보니 규모가 너무 크게 보였던 모양이다. 남한 대표단을 자기네들에게 유리하게 공작하기 위해서는 수행원들이 적은 게 나을 것이다.

또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원래 김정일은 자기가 지시한 일도 수시로 바꾸고, 오히려 실무자들을 추궁하는 변덕스런 성격을 가지고 있다. 김정일의 말 한마디가 그대로 법이 되는 북한에서 측근들이 ‘이건 아닙니다’라고 입도 뻥긋하지 못한다. 김정일이 처음에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가 갑자기 남측 대표단 규모가 너무 크다고 변덕을 부렸을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이번 행동은 앞으로 미국과의 중요한 핵협상에서 남한을 인질로 잡아놓고, 향후 장관급 회담 등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

현재 북한경제는 남의 것을 빼앗아 ‘곡간’을 채우지 않고서는 회복 가능성이 없다. 김정일은 이미 ‘핵보유국’ 선언을 해놓은 만큼 핵을 수단으로 남한경제를 압박해 들어올 것이다. 핵을 앞세워 남한경제를 인질로 만들고, ‘남한 외자가 빠져나가지 않으려면 우리에게 더 갖다바쳐라’는 식으로 나오려는 심산인 것이다.

따라서 김정일이 핵으로 무슨 흉계를 꾸미든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책이다.

한영진 기자(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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