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기고] 北 해방되기 전에 돌아가지 않으리

2007년 1월 3일 하나원 입소 기준으로 탈북자 국내 입국 1만명 시대를 열었다.

기아를 피해, 당국의 탄압을 피해 1만 명의 탈북자들이 김정일 정권에 침을 뱉고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앞으로 남한 입국 탈북자의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과 제3국에서 여전히 많은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을 동경하며 입국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정일 정권이 민생을 등지고 핵무기 개발과 ‘선군정치’에 매달리는 한 북한주민들의 탈출행렬도 계속될 것이다.

어찌보면 ‘21세기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에로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북한도 59년에 체제선전을 위해 재일교포들을 데려가면서 ‘20세기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에로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떠든 적이 있다.

비록 그때는 북·일 두 나라 정부간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남한에 나온 탈북자 1만 명은 김정일 정권의 탄압과 국경봉쇄를 뚫고 나온 사람들이다. 지금은 북한당국에 속아 북한에 갔던 북송교포들도 다시 탈출해 일본으로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김정일 정권이 바뀌기 전에는 고향 땅에 돌아갈 수 없으며, 갈 사람도 없다.

필자도 ‘압록강의 노래’를 부르며 북한을 떠난 지 7년째다.

두만강에 서서 북한땅을 바라보며 다졌던 결심이 있었다. 한발자국만 내디디면 ‘반역자’가 되는 갈림길이었지만, 결심을 품고 헤쳐온 그 마음으로 망설임 없이 두만강에 뛰어들었다. 온몸에 감기는 강물의 차가운 기운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강을 건너기 전 강변에 앉아 고향을 향해 “아버지, 어머니 미안합니다. 그리고 고향아, 네가 싫어 가는 게 아니다. 꼭 너를 해방시키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다짐하며 두만강 물에 몸을 던졌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누가 오라고 해서 가는 길도 아니고, 반겨줄 사람도 없는 이국땅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내 신세가 처량도 했지만, 이미 조선에는 희망이 없다. 오직 이 강을 건너면 자유와 밥을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믿고 강을 건넜던 것이다.

김일성은 회고록에 “조선이 독립되지 않으면 돌아오지 않으리라” 결심하며 압록강을 건넜다고 썼다. 그런 김일성 김정일이 계급독재와 세습정치로 망쳐놓은 북한을 이제는 북한주민들이 해방을 외치며 탈출한 것이다.

일부 남한사람들은 우리가 왜 자기 고향을 버리고 떠났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배고파도 자기를 낳아준 땅을 배반할 수 있겠는가고 말이다. 그러나 너무 흔한 이야기지만, 한 번 가서 살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얼마나 배가 고팠는지, 또 얼마나 자유가 얼마나 절박했는지 느껴보라고 등이라도 떠밀고 싶다.

1만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의 입이 북한의 기아상황과 인권의 열악상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제 거짓말을 할래야 할 수도 없는 조건이다. 비록 지금은 1만 명의 입이 북한당국의 독재정치와 반민생적 정치를 비판하는 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 몇 년이 지나면 수천 수만 명의 탈북자들이 북한해방의 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탈북자 김승호(가명, 2005년 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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