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내가 받은 ‘6. 25 조선전쟁 교육’

남한에 현충일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남한에 와서 처음 알았다. 곧 6.25가 다가온다.

북한에서는 6. 25 전쟁에 대한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가.

우선 북한 교재에는 “미제(미 제국주의)가 남조선 괴뢰군을 사촉하여 1950년 6월25일 새벽 5시, 불의에 38선을 넘어 공화국에 대한 전면전쟁을 개시했다”고 나와 있다. ‘북침전쟁’이란 이야기다.

인민군이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한 데 대해서는 이렇게 기술한다.

“영웅적 인민군대와 우리 인민이 적들의 침공을 좌절시키고, 남하하여 3일만에 적의 아성인 서울을 해방시키고 전쟁개시 3개월 만에 남조선 영토의 90%, 남조선 인구의 92%를 해방시켰다.”

‘6. 25 북침설’ 조작 위해 미군 38선 시찰사진 동원

북한교재는 미국의 조선전쟁 도발의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 ‘미 국무장관 덜레스의 38선 시찰사진’과 미 군사고문단장 윌리엄 로버트 준장(당시)의 발언을 소개한다.

북한당국에 따르면 로버트 준장이 “우리가 왜 6월 25일에 전쟁을 일으켰는가. 25일은 일요일이다. 기독교 국가들은 일요일을 안식일로 택하고 있다. 우리가 일요일에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라고 6. 25 전쟁 시기에 말했다는 것이다.

‘김일성 혁명역사’ 교재에는 “미군이 북한에서 야수적인 학살만행을 감행했다”고 기술돼 있다. 미군이 황해도 신천군 인구의 30%인 3만 5천명을 학살했다고 교육시키고, ‘102 어린이 묘’, ‘400 어머니 묘’는 혁명교육장으로 지정돼 있다.

이런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미국은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로 인식한다.

교재에 등장하는 미 해리슨 중대장의 말은 미군에 대한 증오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 더 없는 좋은 자료가 된다. 교재에는 해리슨 중대장이 “어린이와 엄마가 함께 있는 것은 행복하다. 그들을 떼내어 어머니는 아들을 찾다가, 아들은 엄마를 찾다가 말라 죽게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의 ‘미제에 대한 증오심’을 확실히 불러일으킨다.

6월 한달내 ‘반미 투쟁 월간’

‘신천군 학살사건’과 관련, 일부 주민들 사이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신천군을 강점했던 미군이 한 개 중대밖에 없었는데, 한 개 중대가 어떻게 한달 동안 3만 5천명씩이나 죽일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 논쟁거리가 된다.

북한에서의 6월은 ‘6.25 – 7.27 미제 반대투쟁 월간’이다. 당위원회에서는 사회, 근로단체, 직장별로 시내 군중집합장소에 집결시키고, 노동자대표, 농민대표, 청년학생대표, 여성대표 등 차례로 연단에 나서 연설하게 한다.

연설자가 주먹을 쥐고 “조선전쟁을 도발한 미제 야수들을 타도하자”고 외치면 군중들은 중요대목의 말꼬리를 합창으로 구호를 외친다.

평양에는 김일성 광장에 수십만 명의 군중이 시위를 벌인다. 모두 동원된 사람들이다. 당에서는 토론에 참가하는 대표들에게 군중들의 적개심이 최대한 발휘되도록 요구한다.

6월이 시작된 지금, 북한의 거리는 반미감정을 고취하는 대형 포스터와 구호들이 나붙고, 당위원회는 반미 군중시위를 조직하느라 하루를 지새고 있을 것이다.

한영진 기자 (평양출신 2002년 입국) hyj@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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