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여성 증언] “인신매매꾼에 족쇄에 묶여 성폭행 당해”

▲ 17일 오후 명지대에서 열린 탈북여성 인권 강연회 ⓒ데일리NK

“사랑과 행복이란 단어조차 모르고 사는 북한 여성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5월 대학가는 축제의 계절이다. 젊음을 만끽하는 다양한 행사가 캠퍼스마다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탈북여성의 아픔을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도 마련됐다.

명지대 북한한과 학회 ‘한울림’은 대학 축제 기간을 맞아 17일 오후 ‘북한인권알리기-북한 여성의 이상과 현실’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 날 강연에서는 탈북자 방송인 <자유북한방송>에서 활동 중인 차경숙(52.평양 출신)씨가 탈북여성의 인권실상에 대해 증언했다.

차 씨는 97년 탈북 후 2차례 북송 된 경험이 있고, 중국에서 6년간 체류하며 처참한 환경에 빠져있는 탈북 여성들의 현실을 목격했다.

차 씨는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여성들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두만강을 건너게 됐다”며 “그러나 중국에서도 인신매매 꾼에게 넘겨져 성 노리개로 전락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 처하고 만다”고 말했다.

“부모 슬하에서 자라야 할 12살 어린 소녀가 중국 여기저기에 팔려 다니면서 시집살이를 하고, 인신매매 꾼에게 저항하던 젊은 여성이 의자에 족쇄가 채워져 강간 당하는 등 말로도 다 못할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차 씨는 당시의 순간이 떠오르는 듯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학생들도 차 씨의 증언을 들으며, 차마 믿겨지지 않는 듯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었다.

북한학과 최성원(21)군은 “북한 내에서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냐”는 질문에 “북한이 원래 보수적인 사회이긴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이 어렵다보니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들도 있고, 입당을 위해 몸을 바치는 여성들도 있는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 “북한에서는 겉으로는 남녀평등이 이뤄진다고 말하지만, 대학 진학이나, 간부 승진 등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이 일어나고 있다”며 “여성은 집안 살림과 함께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린다”고 덧붙였다.

차 씨는 선을 30번이나 본 사연, 임신한 것이 발각 되서 군에서 제대 한 일, 세 쌍둥이 임산부만 갈 수 있다는 평양산원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입원해 차례로 세 아이를 모두 낳은 사연 등 북한에서 겪은 생생한 에피소드도 털어놔 강연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제는 자녀들이 좋은 남자친구를 사귀라고 권한다는 말을 하며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차 씨에게, 학생들은 힘찬 박수로 앞 날의 행복을 빌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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