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 스토리]무장군인 총격전까지 벌이며 주민재산 약탈

▲ 단동 맞은편에서 본 북한군 국경경비대원들 ⓒ연합

남한의 몇몇 친북단체들이 선군정치 토론회를 열었다. 과연 선군정치가 토론회에 등장할 정도로 무슨 대단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더욱 가관인 것은 선군정치가 주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참석자의 발언이었다.

북한 주민들이야 먹고 살기 바빠 그런 정치체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다만 군대가 더 이상 과거의 ‘인민군대’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선군정치 이후 북한주민의 군대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주민들의 재산을 강탈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빈집에 들이닥쳐 식량을 훔쳐가기 때문에 주민들이 애를 먹는다. 이제는 주민들은 북한 군인들을 상대로 생전의 전투를 해야 되는 상황이다. 실상이 이런데도 선군정치라는 허위노름에 놀아나는 남한 지식인이 있다는 것이 한심할 뿐이다.

인민의 재산을 강탈하는 군인들을 주민들은 마적단 취급까지 한다. 어딜 가도 대우받지 못하는 대상이 바로 북한의 군인이다. 북한 군대가 인민의 재산을 훔칠 수 밖에 없고, 이들이 주민들에게 어떤 원성을 듣고 있는지 몇 가지 사례를 들고 싶다.

무법천지에서 기승하는 인민군대의 횡포

1989년 12월 김정일이 ‘인민군총사령관’에 올라타면서 북한 군대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김정일은 총사령관 취임 후 말 끝마다 ‘나의 군대’타령을 했다. 인민군 전체를 자신의 사병으로 만든다는 노골적인 표현이었다.

90년대 초반 북한 경제전반이 붕괴조짐을 보이면서 그 피해가 군인들에게도 미치기 시작했다. 군수물자 공급은 현저하게 줄고 장교들의 부정부패까지 겹쳐 병사들에게 가야 할 부식물은 크게 줄었다. 만성적인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던 군인들은 주둔지주변 협동농장 과 인민(농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1995년 9월 강원도 이천군에 주둔하던 인민군 포병부대의 한 정찰소대는 한달 식량으로 통강냉이를 배급 받았다. 병사들은 한 끼에 통강냉이 1백알 미만으로 연명해야 했다. 대대본부와 500m 가량 떨어져 산등성이에 있던 정찰소대는 휴일이면 배고픔을 달래려고 병사들이 모두 외출해 부대가 텅텅 빌 정도였다.

그 해 10월에는 같은 부대의 다른 중대에 근무하는 이봉학(가명•28) 부소대장과 김학철(가명•27) 위생지도원을 선두로 한 10여명의 군인들이 야간에 중대 포차를 동원해 주둔지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타 지역 협동농장 작업반 옥수수 보관창고를 습격했다.

뒷문을 망치로 부수고 포차의 적재함 뒷문을 그대로 후진시키면 습기 방지를 위해 1.5m 높이의 나무기둥이 파손되면서 강냉이가 일시에 포차에 쏟아진다. 이들은 쏟아져 내린 강냉이를 그대로 싣고 달아났다. 이렇게 훔친 강냉이로 소대 고참들은 술을 바꿔먹고, 병사들은 배고픔을 간신히 달랬다.

무장군인들 총격전까지 벌리며 주민식량 약탈

1996년 2월 강원도 지하리역을 통과하던 사리원-함흥열차 지붕 위에서는, 식량을 구입해 돌아가는 주민들의 식량배낭을 강탈하려는 무장한 군인들과 열차 내 치안을 담당하는 보위소대(기무사) 군인들과의 총격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1990년대 중반 강원도 원산시 인민인원회 소속 화물자동차가, 강원도 통천에서 낭떠러지로 굴러 적재함에 타고 있던 군인들 6명이 몰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전말은 이랬다. 금강산댐 공사에 동원된 00사단 91연대의 군인들이 원산에서 통천으로 출장을 가는 원산시 인민위원회 차량을 강제로 세웠다. 군인들은 화물차를 세우고 운전기사를 불러내 공손하게 차를 세워주지 않았다며 마구 구타했다.

이에 원한을 품은 운전기사는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다 내리게 한 뒤 군인들만 태우고 통천으로 향했다. 그는 차량이 위험한 낭떠러지로 접어들자 고의적으로 차를 벼랑으로 추락시켰다. 결국 본인도 함께 죽으면서 군대에 복수를 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인민군의 행태를 시당위원회 관계자들이 김정일의 측근을 통해 보고를 올렸지만 김정일은 ‘나의 군대는 그런 사람들이 없다’며 일축해버렸다.

이 사건 처리 결과가 강원도 일대에 알려지면서 인민군대는 ‘장군님의 군대’에게 어느 누구도 대항할 수 없다며 더욱 횡포를 부렸다. 군부대가 몰려있는 강원도 주민들은 군대와 그야말로 전쟁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 살 수 없듯이 인민군대는 인민을 떠나서 살 수 없다’며 주민들의 신뢰를 앞세우던 영예로운 인민군대의 모습은 더 이상 찾을 수가 없었다. 국가와 인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할 인민군대가 김정일의 개인사병으로 전락하고 그 횡포를 목도하면서 기자는 북한에 대한 마지막 미련을 접었다.

남한의 지원식량을 독차지 하고도 배가 고프면 주민들의 재산을 약탈하는 북한 군대에 대해 주민들은 더 이상 신뢰를 보내지 않는 것이 지금 북한의 현실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