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논란]대한민국, 태어나선 안 될 나라인가?

대한민국을 친일파가 득세한 세상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잘못 세운 나라라는 논리를 반박해 보자. 그건 우선 대한민국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모르는 소리다. 대한민국의 핵심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대한민국 헌법이다. 대한민국 초대헌법은 자유민주주의, 국민의 권리와 의무, 3권 분립, 헌법기관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구분,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제철학을 조문화한 것이다.


이 헌법은 5000년 역사 초유의 혁명적 사태였다. 고대왕국, 중세왕국, 근대왕국, 일제식민통치를 통해 지속되었던 신분제 사회와 폐쇄적 농업사회. 그리고 중화(中華)적 세계관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근대 서양의 자유, 민주, 평등, 개인, 인권, 법치주의, 세속국가, 국민국가, 상공업 국가, 산업화 국가, 산업혁명, 과학기술 시대를 지향한 한국역사 최초의 근대성(modernity)의 혁명이었다. 가히 코페루니크스적인 전환이었다. 이 하이테크 수준의 헌법을 동력으로 해서 대한민국은 그렇게도 짧은 기간에 그렇게도 기적 같은 고도 산업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일부는 이것을 친일파가 득세한 시대였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먹칠한다. 그러나 하늘 아래엔 어디 친일파만 있나? 살인강도도 있고, 어린이 납치범도 있고, 가정파괴범도 있고, 희대의 살인마 강호순 같은 범죄자도 있다.


심지어는 오늘의 시점에서 볼 때는 친일파보다도 몇 배나 더 해악적인 친북, 종북주의자들까지 자유민주 대한민국에 왕창 묻어들었다. 그들은 김대중 노무현 시절을 통해서는 국가권력의 전략적 요충에까지 침투했었다.


그렇다면 바로 그런 반(反)사회적이고 반(反)대한민국적인 불순요소들이 섞여들었다고 해서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해야 하겠는가? 아니다. 그런 부정적인 요소들이 섞여들었다 해도 역시 대한민국은 그 위대한 헌법으로 인해 우리가 목숨을 걸고 사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요 체제라고 우리는 외치고 있다.


친일파가 섞여 들었다고 해서, 살인강도가 묻어들었다고 해서, 부정부패를 한 공직자가 있다고 해서, 한 때의 정치적 횡포가 있었다고 해서, 자유민주주의, 법 앞에서의 만인의 평등, 개인의 인권, 3권 분립, 의회주의, 법에 의한 통치, 자유선거, 복수정당제도, 법치주의, 근대주의, 시장경제, 공익(公益)을 중시한 진보적 경제조항…등을 구현한 대한민국 헌법체제를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못 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세상이란 원래 천사 같은 사람, 성인 같은 사람, 군자 같은 사람, 깡패, 창녀, 악질 범죄꾼, 부패 공무원, 정의의 투사. 야비한 사기꾼이 다 섞여 사는 곳이다. 


강호순이 있었다고 해서 대한민국을 잘못 태어난 나라라고 할 수 없다. 우리에게는 강호순 말고 김연아가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한 것은 김연아가 세계 챔피언이 되는 찬란하고 아름다운 세상이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은 그 꿈을 이루었다. 몇몇을 억지로 친일파로 낙인찍는다고 해서 훼손될 대한민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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