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뒷얘기] 메구미父-김영남母 “직접 만나니 더 가족 같아요”

◆가족 상봉장 한-일 양국 취재진 북새통

16일 요코다 메구미의 부친 시게루 씨, 남동생 데쓰야와 김영남의 어머니 최계월 씨, 누나 김영자 씨의 상봉 자리에는 한국과 일본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신문, 방송 취재진만 1백 여명이 훌쩍 넘었다. 일본언론의 관심이 유달리 높아 일본 내 납북자문제에 대한 관심을 짐작하고도 남았다.

이 와중에 눈에 띈 것은 한국언론의 납치자 문제에 대한 무지(無知)였다. 일부 한국 기자들은 메구미와 김영남의 가족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취재를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서 서로 “최계월이 누구냐”는 말이 오갔다. 혹시나 일본 기자들이 들을까 순간 낯이 뜨거워지는 순간이었다.

한국주재 일본 기자들이 가족들을 인터뷰할 때 이 질문이 추가됐다. 한국언론들이 그 전에도 관심이 있었냐고.

◆ 상봉장 ‘메구미, 김영남’ 가족들 반응

이날 메구미 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김영남 씨의 누나 영자 씨는 “만나기 전보다 가족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영자 씨는 “이렇게 가족이 힘을 합친다면 더 빠른 시일에 납치된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메구미 동생 데쓰야 씨는 “이렇게 가족들을 만나니 지금까지 누나를 구출하기 위한 활동들이 생각나 저절로 눈물이 난다”고 답하고, “세상은 너무나 무관심하지만 가족들이 만나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화답했다.

국내 한 언론이 “만일 북에서 김영남 씨가 살아있다고 밝히고, 북으로 초청한다면 어떤 심정이겠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최계월 씨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 참석자들, 남북한 당국의 납북자 정책 성토

상봉행사에 참여한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을 자극할까 바 납북자 문제에 대해 주저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납북자 문제에 있어 최선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납북자 문제는 기본적으로 김정일 정권이 존재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북한정권의 테러리즘, 반 인권 전략에 대항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납북자 가족들은 한 목소리로 남북한 당국의 납북자 정책을 꼬집었다.

1975년 납북된 최욱일(천왕호)씨의 가족은 “일본에서 기자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의 언론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납북자 가족들의 어려운 환경과 상황을 한국의 정부와 언론이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1964년 납북된 양효근(길영호)씨의 아들 양일선 씨도 “북한은 아버지가 살아있으면 돌려보내고 죽었으면 유해라도 보내라”며 “최소한 묘라도 어머니와 같이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먹였다. 그는 “풍산개도 왔다갔다하고, 전직 대통령도 가는데 돌려보내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 김영남 파일 확인, 친필편지는 불명확

한편 납북자가족협의회 최성용 대표는 “지난 15일 오후 11시에 일본 측으로부터 김영남의 몽타쥬, 메구미와 살던 북한 내 집의 모습이 담긴 사진 3장, 김영남이 직접 쓴 편지를 받았다”고 밝히며 “몽타쥬는 비슷한데 편지의 필체는 김영남의 것이 아닌 것 같다고 가족들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편지 감정과 관련해서는 김영남의 필체가 남아있는 것이 없어서 확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자 관련 국내 영화 제작 중

납북자의 아픔과 가족들의 울분을 내용으로 하는 영화가 국내에서 제작되고 있는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납북자 관련 최초의 영화를 기획하고 있는 아이스타 미디어 측은 이날 상봉장을 직접 찾아와 가족들의 상봉장면을 면밀히 관찰했다.

아이스타 미디어 측은 기자를 만나 “메구미 사건을 계기로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을 내용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 예정이다”며 “영화 개봉은 내년 3월로 예정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개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의 언론에서 이렇게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고 지적하고, “(이런 관심이)영화 제작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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