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오래된 친구가 남긴 세 가지 고언

▲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11일 인천 자유공원을 방문, 맥아더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데일리NK


헨리 하이드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은 11일 인천 자유공원을 방문해 맥아더 동상에 헌화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동맹에 대해 의미있는 발언 몇 가지를 남겼다.

하이드 위원장은 “인천상륙작전의 승리로 맥아더와 그의 군대는 한국민을 악(惡)에서 구해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맥아더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그가 없었으면 한국이 통일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하이드 위원장은 다시 묻는다. “통일을 위해 평화와 번영을 희생해야 합니까? 자유를 상실하더라도 말입니까?”

배고픈 가족들의 대책없는 결합이 마냥 행복일 수는 없다. 수령을 옹호하고 자유를 부정하는 사람이 단지 가족이고 친척이라는 것 때문에 함께 동고동락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런 너무나 단순한 진리를 착각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던지는 오래된 동맹의 충고가 아프게 느껴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전시나 평시나 미국은 한국과 함께 했으며 한국의 번영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한국의 공산화를 막아낸 그의 지휘관 맥아더와 용감한 한국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돌렸다.

하이드 위원장이 정계은퇴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친구인 한국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서였을까? 그것보다는 자신의 눈으로 한국의 발전을 확인하고 싶었지 않을까? 한미동맹 50년의 결과가 만들어 낸 ‘한강의 기적’을 보면서 자신들의 선택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전에서 죽어간 수만명의 미군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또한 확인했을 것이다.

하이드 위원장은 한국의 발전을 지켜내는 것이 미국의 역사를 빛낼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하는 미국 내 마지막 2차대전 참전(參戰) 정치인으로 보여진다. 하이드 위원장은 11월 정계은퇴를 한다. 미 의회에서 한반도 방위에 대해 역사적 책무의식을 갖는 정치인의 퇴장은 우리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없다.

주한미군을 통한 방위공약이나 기타 전시지원 등에서 미군의 역할을 확대시킬 정치기반의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혈맹(血盟)’이란 개념은 없다. 그러나 동맹의 이탈에 대한 인내심은 향후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는 조건이 됐다.

한국은 자신이 어려울 때만 미국에 와서 도움을 찾는다고 했다. 노무현 정부가 그동안 한미동맹에 보여준 행태에 대한 오래된 친구의 고언이다.

독자적인 대북접근을 위해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노 대통령에게 지금의 한미동맹은 예속적이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미국의 정책이 실패했다고 말한면 안되나?’ ‘미국이 말하면 항상 “예” “예”해야 하나’라는 발언에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이런 생각을 가진 노 대통령에게 하이드 위원장이 보낸 말이 있다.

“새 친구를 사귀어라. 그렇지만, 옛 친구를 지키라. 새 친구는 은이요, 옛 친구는 금이다”

신주현 취재부장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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