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회담] 남북 기조 발언 “똑같네”

총리회담에 참가한 남북 양측 수석대표가 14일 오후 첫 전체회의에서 내놓은 기조발언의 내용이 거의 똑같았다.

우선 북방한계선(NLL) 문제로 논란되고 있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 사업이 경제를 통해 평화를 확보하는 사업인 만큼 조속한 실현을 위해 해주경제특구 개발 등의 세부사업 방향과 추진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쪽의 김영일 내각 총리 역시 이 사업이 경제적 이익은 물론, 쌍방의 군사적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에도 크게 기여할 사업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지대를 평화번영시대의 상징적 사업으로 남북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게 실현해 나가자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회담 대변인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전했다.

NLL 자체에 대해선 입장이 상충되더라도,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기대하는 역할과 목적에 대해선 양측이 공감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총리는 개성공단 3통문제에 대해서도 모두 해결 의지를 피력했고, 문산-봉동간 열차운행과 더불어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동이용 문제도 언급했다.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북측 김 총리는 상봉 확대 및 정상화, 영상편지 시범교환, 면회소의 준공에 따른 운영계획 작성 등을 제안해 남쪽의 생각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줬다.

남북 양측은 사회문화교류 확대 방안에 관해서도 유사한 입장을 피력하면서, 백두산 관광사업과 베이징 올림픽 공동응원 등 사업의 차질없는 이행에 입을 모았다.

남측은 문화.예술.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당국 차원의 별도 협의체를 제안한 데 비해, 북측은 역사유적과 사료발굴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당국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제의한 정도가 차이라면 차이.

남북 총리가 이렇게 ‘이구동성’을 낸 것은 지난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정상회담의 효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남북 정상이 ‘2007남북정상선언’에 합의한 상황에서 이번 회담에 참가하는 양쪽 모두 선언의 합의 내용과 정신에 충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남북정상회담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만큼, 양측 입장이 충돌할 것이 거의 없다”며 “남북 모두 정상의 뜻을 받들어 어떻게 조속히 선언을 이행할 것인지에 머리를 맞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양측 정부 모두 2007남북정상선언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남쪽의 차기 정부에서도 이행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남쪽의 현 정부가 임기를 3개월 정도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선언의 내용을 조속히 구체화해 이행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든 결과물을 신성시하는 북측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북측의 김영일 총리가 환영연 연설에서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은 그 실현을 위한 민족공동의 이정표이고 행동의 지침”이라며 “북과 남은 이 훌륭한 선언을 빈 구호로 되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 그렇다.

이에 따라 이번 회담은 정상선언에서 합의된 다양한 남북간 협력사업을 위한 협의 채널을 구축하고 일정을 확정하는 것으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총리는 기조발언에서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사안들은 즉시 시행해 나가도록 하고, 지속적 협의가 필요한 것은 추진체계와 현실적 이행방안을 마련해 착실히 이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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