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 남북관계에 영향 없을까

통일부를 외교부로 흡수통합하고, 통일부 주요 기능을 타 부처로 대거 이관하려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방침이 실행될 경우 남북관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현 통일부의 남북대화 등 일부 기능이 외교통일부로 흡수되고 기존 통일부에 있던 남북 경제협력, 탈북자 정착지원, 대북정보분석 기능 등은 각각 지식경제부, 지방자치단체, 국정원 등에 이관된다.

인수위는 이날 발표를 통해 “통일문제는 주변 국가 및 유엔 등 국제기구 등에 대한 대외정책과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두 부서의 통합은 통일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부서를 통합함으로써 일관성있는 대외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도 있지만 상당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통합이 남북관계 등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우선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외교.통일부의 통합은 남북관계를 외국과의 관계와 같은 선상에 놓자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우리 헌법의 통일지향성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 연구소 연구교수는 “남북관계는 외교관계와 엄연히 다른데 한 부서에서 외교와 남북대화를 함께 맡는다는 것은 남북관계의 현실과 맞지 않다”면서 “북한 정권의 특수성이 있고 남북대화는 그 나름의 독특한 논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우리 정부 내부의 행정조직개편 문제로 남북관계를 냉각시키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인수위 측 설명에도 불구, 남북 교류.협력 전담 부서를 없애는 것이 북측에 던져줄 상징적 의미를 간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외무성과 별도로 대남 관계를 전담하는 통일전선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외교통일부’의 탄생은 대북협상의 효율 측면에서도 불리하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성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대북협상에 있어서 상당한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 외교부가 북한의 외무성과 통일전선부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데 늘어난 남북회담의 수요를 감당하기가 간단치 않을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대북협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관계와 남북관계를 각각 대북 협상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삼는 전략을 앞으론 구사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그간 남북간 협상에서 한미관계를 강조하거나 대미협상에서 남북관계의 특수성 및 북한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협상력을 높이는 전략을 종종 써왔는데 두 부서가 합쳐지면 그런 전략을 쓸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미외교 전문가도 “한반도의 특수성과 국제사회의 보편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는 우리의 영원한 숙제”라며 “외교통일부가 들어서면 한반도의 특수성 보다는 국제사회의 보편성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의 경협 기능을 지식경제부로 이관하는데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이 있었다.

김연철 교수는 “전체적 대북 협상 기능과 경협 기능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남북경협은 경제논리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며 “그간 우리가 대북지원, 경협 등을 군사적 긴장완화, 이산가족 해결 등 문제와 연결지어 추진해 왔는데 경협 기능을 분리하면 대북 협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 외교.통일부의 통합으로 두 부처 인력까지 융합이 이뤄질 경우 통일부가 그간 쌓아온 대북 협상의 전문성을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으리란 전망도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외교통일부가 되면 대북 업무는 부서 구성원들의 선호도 면에서 밀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북협상에 전문성을 갖춘 현 통일부의 우수 인력까지도 새 부서 안에서 잘나가는 분야에 몸담으려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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