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분석] 출마선언 昌…제 무덤 파고 있나?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7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좌파정권 종식’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총재는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대북관과 한나라당의 ‘평화비전’으로는 북핵 재앙을 막을 수도, 한반도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출마 결심의 근본 이유”라며 안보와 한미동맹을 내세웠다. 또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지도자론’을 펴면서 이 후보의 도덕성을 집중 거론했다.

그는 보수층의 불안 의식을 확대해 세 결집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좌파정권의 국가 정체성 훼손과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북정책을 문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전 총재는 출마 선언 전 각종 강연정치를 통해 ‘비핵 개방 3000’ 구상이 사실상 햇볕정책 계승 의지라며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러면서 헌법수호 ∙ NLL 사수, 남북정상선언 반대, 국가 정체성 확립 등을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띄워왔다.

막판까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막으려던 한나라당의 노력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 후보의 막판 ‘읍소’도 불발로 그쳤다. 한나라당도 공격모드로 전환했다.

한나라당은 출마 전 ‘결의문’을 채택하고 불출마를 촉구했다. 결의문은 “경선문화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정계은퇴라는 국민과의 약속을 번복했다”며 “명분도 없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마저 무시, 출마하는 것은 정권교체의 염원을 짓밟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 출마의 ‘명분 없음’을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차떼기의 장본인’이라는 부패 정치인이라는 인식 확산을 곁들이면서 ‘제2의 이인제’ 공세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 ‘10년 묵은 썩은 단지’라는 강재섭 대표의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 전 총재가 이날 “자신으로 인한 정권교체 실패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출마로 인해 우파 진영이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는 ‘좌파정권 연장’을 돕는 꼴이 될 된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또 이 전 총재가 강조해온 법과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점도 집중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선을 통해 당의 후보가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탈당’이라는 돌파구를 통해 출마했지만 사실상 결정에 불복했다는 비난은 불가피하다.

또 이 후보와 당의 ‘대북정책’을 문제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방어 중심에서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벌써 “말로만 선명한 대북 적대시정책을 내세워 보수층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결국 신구 우파의 대립으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보수 양당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 직후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은 선언을 통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대선 구도가 흔들리게 됐다. 출마 선언 전 지지율 20% 전후였던 이 전 총재가 출마 선언 이후 좀더 약진하는 추세를 이어간다면 대선 판세는 짐작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우파 분열 책임론’이 불거지고 경선불복에 대한 민심이 거세지는 2, 3주 후 쯤 급격한 추락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막판 후보단일화도 예측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탈당과 당 분열의 책임까지 안으면서 출마를 강행한 그가 순탄하게 단일화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과 이 후보의 대북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의의 경쟁관계를 약속했지만 그가 이 후보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따라서 두 진영간 치열한 대립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우파 진영의 분열과 좌파세력의 단결로 이어져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그는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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