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4] 한 “핵 놔두고 무슨 평화냐”

한나라당은 28일 나흘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 북핵문제 해결이 최우선 의제가 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정상회담 기간 아리랑 공연을 관람키로 하고, 청와대가 북한의 공식사이트 개방 검토 방침을 시사한 데 대해 “독단, 독주, 독선 등 `3독'(三獨)의 자기함정에 빠진 정권”, “북한 정권 비위 맞추기”라고 비판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강공 배경에는 정상회담에 임하는 현 정권의 `정략적 의도’를 부각시켜 정상회담이 대선구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해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의제로 삼아야 할 것은 북핵문제와 북한 인권문제로, 이들 문제를 논의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면서 “핵을 머리에 두고 무슨 평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노 대통령이 절대 의제로 삼지 말아야 할 두 가지는 북방한계선(NLL)과 차기 정권에 부담을 주는 협상”이라면서 “NLL을 양보하는 것은 나라를 팔아먹는 것으로 절대 안된다. 차기 정권과 국민에 지나친 부담을 주는 어떤 협상도 국회의 동의없이 약속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할 수 있는 구체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토지공사를 통해 대규모 경제협력사업을 벌이겠다고 하고 있는데 재원조달 문제 뿐 아니라 투자의 생산성이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경제특구를 몇 개 더 만든다고 하는데 아무리 특구를 만들어도 사람과 물자, 돈이 자유롭게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자유통행, 자유통신, 자유통관의 `3통 원칙’을 확보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개성공단도 살아나고 다른 특구도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역설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지원하기 위해 가렴주구(苛斂誅求)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 (정상회담 합의내용이) 국민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된다면 그 부담을 가볍게 하는 것은 다음 정권과 다음 대통령이 취해야 할 당연한 권리다”면서 “아리랑 공연 관람, 친북사이트 해제, 대북지원 재원조달 문제 등과 관련해 국회 모든 상임위에 걸쳐 노 정권의 잘못된 의도를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 결정과 청와대의 친북사이트 접속제한 해제 검토는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지금 노무현 정부는 3독의 자기함정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전자만 신이 나서 커브길이나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속도를 내면 옆 좌석의 승객은 불안해 내리고 싶어지는 것”이라면서 “대북정책 역시 궤도 위를 달리는 기차가 아니라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이 유동적인 상황으로, 노 대통령은 옆에 탄 승객이 북한정권이 아니라 국민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