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30] 美, 北비핵화에 긍정적 영향 기대

미국 정부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지지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 즉 북한의 핵프로그램 포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작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기대와 주문사항은 오는 7일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시드니 한미정상회담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지난 달 31일 시드니 한미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번 회담의 주요의제 가운데 하나가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임을 밝히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보였다.

미국은 지난 달 초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직후부터 지금까지 남북한 당사자간의 직접 대화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해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달 8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한간 대화를 지지한다”면서 “이를 통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논평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남북정상회담을 “남북한간의 지속적인 화해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가 그동안 고무해온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2차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측 관심사항의 핵심은 남북정상회담의 모든 결정사항이 한반도 비핵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것.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한미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 관점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핵심문제는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데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이를 분명히 했다.

미국측은 그동안 북한의 핵야욕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선 북한을 제외하고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한.미.일.중.러 등 5개국이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조’를 강조해왔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행여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관련, 북한이 오해할 수 있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를테면 노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폐기에 관한 분명한 확약이 없는 상황에서 대규모 경제지원을 결정할 경우 김 위원장이 핵폐기 진행을 고의로 늦추거나 아예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미국측의 시각이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현재 북핵 6자회담이 계속되고 있지만 진행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많이 느리다”면서 “북한이 고의로 협상이행시간을 지연하면서 핵보유국으로서 실체를 인정받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미국은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측의 이 같은 주문은 최근 부시 행정부가 북핵문제해결에 ‘올 인(all in)’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연합뉴스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과의 그룹인터뷰에서 임기내 북핵 문제 해결을 자신하면서 자신은 이미 선택했으며 이제는 북한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미국 정부도 공개적으로는 한국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목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증진하고 6자회담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우리에게 여러 차례 확신시켜 왔다”며 한국이 미국의 기대에 벗어나는 일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일각에선 남북정상회담이 노 대통령의 임기를 4개월여 남겨놓고, 더욱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열린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지나치게 ‘정치적 성과’에 집착하지 나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이 당초 8월말 갖기로 예정했던 남북정상을 10월초로 연기한 데 대해 홍수 피해 때문이라는 북한측 설명을 기본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또다른 속셈이 숨어 있는 게 아니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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