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1] 합의문, 정상대화 메모를 토대로 작성

사전조율보다 회담중 수시로 실무팀에 메모 전달문안 조정은 南 서훈·조명균·고경빈-北 최승철·권호웅·전종수 예상
2007남북정상회담에서 7년전의 6.15공동선언에 비교해 어떤 내용과 수준, 형식의 합의문이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합의문이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회담에서 주고받은 대화를 중심으로 만들어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의전이 남북관계의 특수성때문에 일반적인 국가간 정상회담에서의 의전과 다르듯이 남북정상회담에서의 합의문 역시 일반 국가간 정상회담 때와 달리, 사전에 양측 실무자들간 조율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지기보다는 두 정상간 대화와 합의에 따라 ‘즉석’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는 무엇보다 김정일 위원장의 스타일과 북한 정치체제의 특성에 기인한 면이 많다.

2000년 정상회담 때 나온 6.15공동선언도, 당시 회담에 배석한 임동원(林東源) 국가정보원장이 회담 중 두 정상간 대화를 들으면서 밖에 대기하고 있던 실무자들에게 끊임없이 메모를 전달해 합의문에 담을 내용들을 준비하도록 해 만들어진 것이다.

특히 남북통일 방안에 관한 6.15 공동선언의 제2항의 경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대화시간의 절반가량을 할애해 통일방안에 관해 논쟁을 벌인 끝에 김 위원장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라는 말로 사실상 남측의 연합제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탄생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합의문이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여, 회담 내용의 핵심요소를 바깥으로 전할 배석자와 바깥에서 이를 받아 북측과 문안을 조율할 실무자들에 눈길이 쏠린다.

정상회담의 남측 배석자가 누구로 확정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일등공신인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나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7년전의 임동원 전 원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에서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에 배석해 북측 실무자들에게 합의문 내용을 준비케 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합의문의 문안 조정은 어떻게 이뤄질까.

2000년에는 정상회담이 열리는 방 옆에 마련된 별도의 공간에 당시 김보현 국정원 3차장과 서훈 현 3차장, 이봉조 청와대 통일비서관, 김형기 통일부 정책실장 등이 모여 회담 내용을 따라가면서 북측과 문안 협의를 벌였다.

북측에서는 지금은 사망한 림동옥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과 권호웅 현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등이 공동선언의 자구를 놓고 남측과 씨름을 벌였었다.

이번 회담에서는 서훈 3차장과 조명균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등이 합의문안을 작성하는 실무역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 차장과 조 비서관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특사 방북을 수행해 호흡을 맞춘 관계로 서로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며, 조 비서관과 고 본부장은 행정고시 동기로 통일부를 이끌어갈 ‘차세대 투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측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의 준비접촉에 단장으로 참가했던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과 권호웅 단장,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등이 합의문 작성 실무진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2000년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가 활성화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북한의 차세대 인물들로, 장관급회담을 비롯해 각종 회담에서 남측을 상대로 치열한 협상 일선에 있으면서 남북관계의 실무와 이론 모두 해박하다.

남북 양측 실무자들간 합의문의 문구 조정이 이뤄지면 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서명식을 갖고 새로운 남북관계를 향한 합의문을 발표하게 된다.

2000년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회담 이틀째인 15일 밤 11시5분께 백화원 영빈관에서 임동원 국정원장과 북측 김용순 통전부장이 배석한 가운데 6.15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이번에도 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오전과 오후 강도높은 회담을 가진 뒤 밤늦게 회담 내용을 공동선언 등 형식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6.15 공동선언이 남북간 냉전시대를 공식 마감하고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는 방향타였다면 이번엔 남북공동번영, 한반도 평화, 통일이라는 진일보된 내용이 합의문에 담겨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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