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1] 북 TV 생중계할까

북한 주민들도 이번 남북정상회담 기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을까.

남측에서는 50명의 기자단이 함께 평양을 방문해 안방에서 정상회담 소식을 생중계로 접할 수 있겠지만 정작 북한 언론이 이번 ’빅이벤트’를 생중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의 동선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온데다 남한 정상과 만남이라는 내부 파급효과가 클 수 있는 행사를 일반에 여과 없이 공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로 타전되는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텔레비전,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은 물론 군부대 시찰이나 현지지도 소식까지 김 위원장이 참석하는 행사에 있어서는 모든 일정이 끝난 후에 공개해왔다.

김 위원장의 ’1호 행사’는 그 규모가 크건 작건 사전에 철저한 보안을 유지, 만약에 발생할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할 뿐 아니라 행사 후에도 철저한 ’편집’을 거쳐 내보내는 것이 관례다.

7년 전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조선중앙TV는 회담 첫날인 13일 오후 7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 소식을 전했지만 남북 정상의 만남이 아니라 평양시민들이 김 대통령을 환영하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중앙TV는 이어 다음날 저녁 김 대통령이 만수대의사당으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난 사실을 전했으나 남북 정상 간 회담 소식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당시 중앙TV는 정상회담을 생중계하는 대신 회담이 끝난 뒤 50분 분량의 기록영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김대중 대통령과 상봉 주체89(2000) 6.13-15’를 제작해 수차례 방송했다.

이 기록영화는 김 대통령이 방북하는 과정부터 서울로 귀환하기까지 정상회담 일정을 시간대 별로 재구성한 편집물이었다.

이런 전례를 비춰 볼 때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중앙TV를 통한 회담 생중계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깜짝 행보’를 즐기는 김 위원장의 특별 지시가 있다면 북한에서 정상회담이 생중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만약 이번 정상회담 기간 남북 정상의 만남이 북한에서 생중계된다면 이 또한 분단 사상 특기할만한 사건이 될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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