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D-1] ‘남.북.미관계와 북핵’ 선순환 정착될까

“이제는 남북관계가 북핵문제 해결과 6자회담에 동력을 제공한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북핵 6자회담이 서로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회담이 다른 영역들에 새로운 동력 원천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휴회한 제6차 6자회담 2단계회의의 진행 경과와 결과를 보면 남북정상회담이 이 회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연내’ 테러지원국 해제를 합의문에 명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온 북한은 회의 막판 자신들의 주장을 접고 해제 시한을 못박지 않은 중국측의 합의문 초안에 동의했다.

합의문이 북측 의무사항에 대해선 불능화 시한과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의 신고까지 적시했음에도 북측이 최대 쟁점이었던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에서 양보한 것은 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일 “북측으로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나서는 정상회담에 앞서 6자회담이 결렬돼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라며 “6자회담 막판에 북측이 전격 합의한 데는 평양의 정치적 판단도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김정일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거듭 피력하는 식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그럴 경우 남북정상회담의 결과가 6자회담 합의 이행과 맞물리면서 핵문제 해결에서 새로운 전환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간에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교차 방문, 북미 미사일 회담이 잇달아 진전되면서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이른바 남북관계와 6자회담 또는 북핵문제 해결의 선순환 구조 속에서 남북관계가 가지는 역할은 매우 크다”며 “미적거리는 북미관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진전되는 한반도 평화논의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로 동력을 더한 북미관계와 북핵문제는 다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99년 미국에서 포괄적 대북접근을 골자로 한 페리 보고서가 나오면서 미국은 북한과 적극적인 협상에 나섰고 이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며, 그 결과는 또 북미관계 진전에 영향을 미쳤다.

북미간 미사일 협상과 관계정상화를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2000년 남북간에는 경의선 철도 연결 방안과 이산가족 상봉, 쌀 차관의 제공 등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었다.

올해 남북정상회담도 지난 1월 북미간 베를린 접촉과 6자회담에서의 ’2.13합의’, 이를 통한 방코 델타 아시아(BDA) 문제 해결과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 등 북미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의 진전으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아 성사됐다.

김연철 교수는 “남.북.미 3자관계에서 선순환 구조는 북미관계가 앞서야 한다거나, 남북관계가 앞서가야 한다는 식의 순서 문제가 아니다”며 “북미관계가 어려울 때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북미관계를 긍정적으로 견인할 수 있으며 진전된 북미관계는 역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에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관계를 풀고 북한과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포괄적 접근이 이뤄지는 구조”라며 “남북정상회담은 이러한 포괄적 접근에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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