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SOC 투자 합의될까

평양에서 열릴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 가운데 실질적 합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남북 경제협력 확대 문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지에 관심에 쏠린다.

정부는 8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를 하면서 “남북경협 및 교류협력 관계를 양적.질적으로 한 단계 진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한반도 구상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번 회담에서 경협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남측에서 제시할 경협 카드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같은 특정지역에 한정된 제한적인 경협이 아니라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은 거대 프로젝트일 가능성이 우선적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북한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생필품 공장과 영양공급시설 건설 같은 소프트한 경협 사업도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SOC 투자협력 어떤 분야 가능한가 = 정부 당국자는 9일 “철도와 도로, 항만 같은 사회간접자본 시설은 경제의 혈관과 같은 것”이라며 남북 경협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SOC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선적으로 철도 부분 협력사업이 거론된다. 우리 입장에서는 개성까지 정기열차가 달린다면 개성공단의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서울-평양 노선까지 열리면 저렴한 철도를 이용해 남북교역 물량을 실어나를 수 있다.

나아가 한반도종단철도(TKR)가 러시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철도와 이어진다면 한반도가 해양과 대륙을 잇는 허브 역할을 하게 돼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를 향한 도약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후화된 북한 철로를 개선해야하며 여기에 엄청난 자본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 분야는 약 170㎞에 달하는 평양-개성 고속도로를 개보수하는 사업이 꼽힌다. 이 도로는 구간공사를 해서 이음새 부분 등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터널과 교량들이 많아 경제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도로가 현대적으로 개보수되면 남측과의 물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항만 분야 협력사업으로 남포항과 나진항의 하역시설을 확충하는 사업도 검토되고 있다. 이 두 항구는 남측과 정기항로가 개설돼 있으나 하역시설이 미비해 대형크레인 설치 등 하역시설이 확충돼야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제2개성공단 건설과 경수로 등 에너지 지원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제1개성공단 건설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며 경수로 역시 북한이 2.13합의 이행에 따른 상응조치로 중유 100만t에 상응하는 경제.에너지 지원을 받기로 한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지적이다.

◇ 생필품 등 소비재 지원 가능 = 정부는 SOC 투자와 더불어 주민 생활에 절실한 생필품 공장과 영양공급시설을 건설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남북한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이 2005년 10월 남포에 건설해준 대안친선유리공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 공장은 한-중 친선의 상징으로, 우리도 이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경제난이 악화된 1990년대부터 유리가 크게 부족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포유리공장과 함경남도 영광유리공장 등 유리공장이 있지만 워낙 설비가 낙후해 유리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으나 대안유리공장 준공으로 현재는 내수를 충족시키고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발과, 비누, 섬유, 우유, 국수 공장 등 북한 주민의 의.식.주에 필요한 공장을 남측이 북한에 건설해준다는 구상은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당시에도 거론된 바 있으나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 주민의 생활상을 고려할 때 장기간 투자가 요구되는 SOC분야 보다는 소비재 분야의 남북 경제협력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우리는 60,70년대 외국차관을 이용해 근대화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외국차관 도입이 어려운 북한 입장에서는 남측의 경제협력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SOC든 소비재든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경협 사업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일단 사업 자체가 다음 정부로 넘어갈 수 있는데다 대규모 사업일 경우 국회의 동의와 비준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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