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6자회담 참가국 조율됐나

“관련국들에 적절한 시점에 알아야 할 내용을 통보했다.”

전격적으로 발표된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관련국들에게 적절한 형식으로 사전 조율이 이뤄졌음을 설명했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도 “정부는 그동안 외교적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4강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인식에 대해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과 사전 조율 절차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극비리에 추진되는 특성을 지닌 정상회담인 만큼 각국과의 사전 조율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은 그다지 넉넉치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교부 안에서도 송민순 장관을 포함한 소수의 고위 당국자들만 개최 사실을 알고 있었을 정도였다.

따라서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 등은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고위채널을 통해 상대국 카운터파트에게 은밀하게 통보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이 정도 사안이면 외교장관 급에서 주요국 장관에게 직접 통보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특히 미국측에 언제 통보했느냐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송민순 장관이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정상회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송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도 적절한 방식으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도 “한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관한 내용을 사전에 미국측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 등에 대해서도 정부는 적절한 시점을 골라 정상회담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이 보였을 반응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은 그동안 외교적 파장을 우려한 듯 남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 말을 아껴왔다.

다만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남북 또는 남북.미.중 4자간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과 국제사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만큼 정상회담은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전제 하에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조율을 거쳐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힐 차관보가 이날 한국 정부의 사전 통보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 북핵 6자회담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해 이 같은 입장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 소식통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다른 나라가 사전에 구체적인 입장을 개진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만 현재 분위기상 미국 등이 회담 개최에 반대할 이유와 명분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