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핵심 당국자들만 알았다

8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격 발표된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은 정부 유관 부처 안에서도 극소수 핵심 당국자들만 개최사실을 알고 있었을 정도로 극비리에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워낙 중대하고 민감한 만큼 공식 발표 전에 회담 개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경우 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 철통같은 보안 속에 일이 추진됐던 것이다.

남북 관계 주무부서인 통일부에서도 전날까지 이재정 장관 외에 회담 개최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당국자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엠바고를 전제로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전 8시20분 간부회의에서야 “늦게 알려주게 돼 미안하다”며 회담 개최 사실을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의 지휘부 격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에서도 일에 직접 관여한 극소수 당국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실무자들은 전날 밤에야 정상회담 합의 사실을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에 대해 주요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한 외교통상부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정상회담 관련 공식 발표가 있기 전 송민순 장관을 포함, 극소수 간부들 만이 정상회담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부터 6자회담 참가국들을 상대로 정상회담에 대한 통보 내지 협의가 이뤄졌다지만 미국 등 주요국 외교를 담당하는 중간 간부들도 `언제 알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말 몰랐다”고 `고백’할 정도였다.

이는 다른 나라에 통보하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외국언론을 통해 정보가 새 나갈 수 있는 만큼 송민순 장관이 직접 해당국 장관과 교신하며 회담 추진 사실을 알렸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

특히 이날 외교부 출입기자들에게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장관 내외신 정례 브리핑이 취소됐음을 알리는 고지가 청와대의 정상회담 발표를 55분 앞둔 오전 9시5분께 이뤄졌다는 점은 얼마나 은밀히 회담이 추진됐는지를 짐작케 하는 하나의 사례였다.

외교부는 전날 오후 6시30분께 출입기자들에게 8일 정례브리핑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임을 일괄 고지했었다.

심지어 2일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송민순 장관이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副) 장관에게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알렸음에도 외교부의 ARF 출장자 중에서 한.미 협의때 배석한 2~3명의 당국자들만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RF 회의 당시 부장관을 수행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는 한미 협의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회의장 밖에 머물다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올 무렵 긴급히 호출을 받고 회의장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국들에 회담 개최시기가 전해진 시점은 5일 이후였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이날 김만복 국정원장이 `지난 2~3일 북한을 방문해 북측으로부터 ‘8월 하순 평양에서 수뇌 상봉을 개최하자’고 제의를 받은 데 이어 4~5일 2차 방북때 이를 수용한다는 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개최시기 자체가 4~5일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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