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한나라 “선거용 깜짝쇼”

한나라당은 8일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키로 한 데 대해, 대선을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선거용 깜짝쇼 정상회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오는 19일로 예정된 당 대선후보 경선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놓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남북 정상회담 발표가 이뤄진 것과 관련, 이번 회담이 경선 및 향후 대선 국면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또 북한 핵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정상회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대선국면이라는 시기와 평양 방문이라는 형식, 그간 추진과정과 내용면에서 실익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에 앞서 당 대선후보들과 지도부가 모여 긴급 회의를 갖고 관련 대책을 숙의할 예정이다.

강재섭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기습적 선거용 정상회담”이라며 “지난 2000년에도 총선을 앞두고 정상회담을 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선이 있는 해에 그만두는(퇴임할) 정상이 일을 벌이면 그것이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다 예측했던 일”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지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기습적으로 (정상회담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기.장소.절차가 모두 부적절한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며 “새로운 대북정책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한 평화정착을 위해 도움이 된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현 시점에서 회담이 열린다고 해서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나 대변인은 “대선용 이벤트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켜 거센 역풍을 맞을 것”이라며 “기대보다는 우려가, 성과보다는 의혹만 남는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8월20일 우리 후보가 결정돼 국민적인 각광과 관심을 받을 시기에 정상회담 일자를 잡은 것은 한나라당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대선용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무엇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는지, 북핵 폐기에 대한 확실한 입장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정보위원장은 “지난번 회담을 평양에서 했으면 이번에는 답방이 예의인데, 마치 구걸해서 회담을 하는 것처럼 평양에 간다는 것이 예의에 맞지 않고, 준비 시간도 촉박하다”면서 “정상회담 사전 행사로 부산에서 열리는 8.15 축전에서 모종의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될 경우 한나라당 경선에서 국민의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권영세 최고위원은 “8월에 정상회담을 하고, 그 모습들이 반복해서 나오면 대선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정상회담에는 찬성하나, 북핵문제 해결 등 한반도 평화정착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이나 핵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돌파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계동 전략기획본부장도 “기본적으로 남북 정상이 많이 만나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정상회담을 빌미로 한 엉뚱한 정치적 이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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